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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판매 등 서비스업 몰려, 생활서비스 폐업률 매년 상승, 취업 회피성 창업 위험성 ↑
사진 = 연합뉴스
5년간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A(29) 씨는 최근 대전 서구에 소규모 매장을 임대해 휴대폰판매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주변에서 하나둘씩 일자리를 찾아가는 친구나 선·후배들을 보면 조급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원룸 보증금으로 매장 임대 보증금을 낸 A씨는 “휴대폰판매점 수익을 모아 공무원에 재도전하거나 로스쿨 입시 준비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취업난에 휴대폰판매점·피부관리점 등 서비스업 창업에 뛰어드는 대전지역 청년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대전국세청에 따르면 4월 대전지역 30세 미만 서비스업 사업자(1506명)는 전년 동월(1305명) 대비 201명(15.4%) 증가했다. 자치구별로 대전 서구가 96명, 유성구 44명, 동·대덕구 각각 22명, 중구가 17명 늘었다.
대전지역 30세 미만 서비스업 신규 사업자의 절반 가량인 48%가 대전 서구에 모인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대전 서구는 청년층 창업 선호 아이템인 휴대폰판매점 및 피부관리점 사업자가 과밀화된 상황이다.
지난 4월 대전 서구의 휴대폰판매점 사업자 수(261명)는 전국 226개 시·군·구 중 가장 많았다.
또 피부관리점(431명)은 세 번째로 많았다.
휴대폰판매점과 피부관리점은 젊은층이 주 고객으로 트랜드에 민감한 분야라는 점에서 청년층이 선호하는 창업 아이템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소상공인진흥공단에 따르면 대전 서구 둔산1동은 피부관리점 과밀지수(지난해 3분기 최신 기준) 고위험군에 속했고 서구는 대부분 지역이 과밀지수 고위험군에 속해 창업 시 폐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5월 대전 서구의 생활서비스업 폐업률(1%)은 대전 자치구 평균 폐업률(0.6%)을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폐업률이 높은 과밀 업종 창업을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전·세종연구원 관계자는 “대전 서구의 높은 서비스업 폐업률은 과밀화된 업종이 시장 자정 기능을 통해 정리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청년들이 선호하는 창업 업종은 과밀화된 경우가 많다. 사전조사 등이 부족한 취업 회피성 창업은 폐업 위험이 높기에 청년들의 신중한 선택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신인철 기자 pfe@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