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호재로 수요 늘자 위장업체 대리 시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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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간 소음·곰팡이 주택 등 대전 도안 신도시 소규모 공동주택의 부실시공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불법으로 방을 쪼개 세입가구 수를 늘리는 속칭 ‘방 쪼개기’까지 성행하면서, 소비자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도 덧대졌다.

업계에선 도안 신도시 개발 호재에 따른 수요가 폭증하면서, 비교적 건설 기준이 느슨한 다가구 주택이 난립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공능력을 보유한 건축주가 거의 없고, 개인이 건축주로 신고한 뒤 위장업체를 내세워 대리 시공하는 경우가 많아 부실시공 우려를 낳고 있다.

또 사후관리가 엉망이라는 지적까지 보태지면서, 입주민들의 불신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전 도안 신축 다가구주택에 신혼집을 마련한 직장인 A씨(29)는 “최근 첫째 아이를 출산했지만, 환희보다 걱정이 앞선다. 옆집 벽 틈으로 새어나오는 소음에 아이가 잠을 설치기 일쑤고, 곰팡이까지 피어오르면서, 아이 건강을 해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며 “집주인에게 항의했지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사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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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안신도시 한 다세대주택 내부 모습. 벽을 타고 곰팡이가 잔뜩 피어있다. 제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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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으로 방을 쪼개 세입가구 수를 늘리는 속칭 ‘방 쪼개기’까지 신흥주거타운에 침투하고 있다는 점도 곱씹어볼 만하다.

엄연한 불법이지만, 새로 지어진 다가구주택 상당수가 이미 방 쪼개기를 했거나, 건축승인을 앞둔 건축주까지 소비자들에게 방 쪼개기 거래를 유도하고 있어 강력한 단속이 요구된다.

지역 부동산 업계 종사자 B씨는 도안·가수원·원신흥동 등 대전 신흥주거타운에 방 쪼개기 수법을 통해 무허가로 가구 간 경계벽을 쌓아 가구 수를 늘려 임대하는 불법행태가 다수 벌어지고 있다고 증언했다.

B씨는 “임대수입 극대화를 목적으로, 건설업자와 건물주들이 손을 잡고 세입자의 안전을 외면하면서까지 일부 원룸을 투룸으로, 투룸을 원룸으로 불법개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건축물의 기둥·보, 내력벽, 방화벽, 다락, 경사 지붕 등의 임의적인 증설, 변경, 해체가 장·단기적으로 건축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늘어난 가구 수에 따른 주차난 악화부터 화재 시 탈출로 차단까지 그 폐해가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건축사무소 한 관계자는 "무단 가구 분할은 형사처벌과 이행강제금 징수가 따르는 명백한 불법 건축행위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며 “관할 당국은 단속에 소극적으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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