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민심 방향 정해졌다 안희정 안방서 쾌속질주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14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전국금융산업노조 대의원대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청권 유력 대선 주자의 등장으로 대선에 대한 지역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충청 민심도 어느정도 방향을 잡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반기문 하차’로 인한 충청권 후보 단일화가 ‘충청대망론’을 바라던 충청 민심을 한데로 모았다는 분석이다.
본보가 14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는 이 같은 충청 민심이 그대로 투영됐다. 충청투데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월드리서치에 의뢰해 11~12일 대전·세종·충북·충남지역 성인남녀 10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도 95%, 표본오차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충청권 유력 후보로 등장한 안희정 충남지사가 다른 후보를 압도적으로 앞섰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충청권 후보가 단일화되면서 진보와 보수진영으로 양분됐던 정치적 성향의 벽이 약화됐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두 후보를 놓고 고민하던 중도진영 유권자들도 선택의 폭이 좁아지면서 안 지사 지지층으로 흘러들어갔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 같은 충청권 대선 판도 변화가 결국 충청권 유권자들의 선택을 앞당겼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번 대선 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는 ‘지지후보가 없다’거나 ‘잘 모르겠다’고 답한 부동층이 여타 조사에 비해 낮았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3명의 대선 주자를 범보수진영 후보, 국민의당 후보와 가상대결 구도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나 이재명 성남시장을 포함한 가상대결 구도보다 안 지사가 포함된 가상대결 구도에서 부동층이 훨씬 적게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를 담당한 여론조사 전문기관 월드리서치 김상범 이사는 “충청투데이가 의뢰한 이번 여론조사의 특징은 응답자들의 대선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는 것이다. 최근 대선 상황이 충청권에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이 때문에 실제 부동층이 여타 조사보다 적게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최호택 배재대 교수는 “안 지사와 반 전 총장 등 두명의 후보가 있을 때만해도 정치적 성향에 따라 표가 나뉘었다면 (반 전 총장 하차) 이후 충청권 후보가 단일화되면서 중도·보수진영 세력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결국 영충호(영남·충청·호남)시대를 맞아 ‘충청대망론’을 바라는 마음이 충청 민심을 한 곳으로 모이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기에 안 지사가 큰 무리 없이 충남도정을 이끌었다는 점과 최근 ‘우클릭’ 행보가 중도·보수진영의 움직임을 도왔다”면서 “특히 충청권 중도진영 유권자들의 선택이 어느정도 정해졌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