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오르는 물가… 장보기 무섭다
서민생활 직결 소비품목
새해 들어서도 물가 상승 흐름이 지속되면서 서민 가계에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에 따른 계란 값 인상으로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린 데 이어, 전반적인 생활품목까지 크게 올랐다.
지난달 말 통계청이 발표한 ‘2016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에 불과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 물가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민 생활과 밀접한 소비품목들 가운데 최근 6개월 사이 10% 안팎의 비율로 가격이 뛴 품목이 적지 않다. 이 중에는 공개적으로 값을 올린 품목도 있지만, 다양한 제조·마케팅·유통요인에 따라 소리없이 인상된 품목도 다수 있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이 전국 대형마트·백화점·전통시장 등을 통해 조사한 지난해 6월·12월 가격조사를 비교해 보면 ‘제일제면소 소면(900g)’의 경우 6개월간 2244원에서 2833원으로 26.2% 올랐다.
농심의 씨리얼 ‘스페셜K오리지널(480g)’도 20%(5782원→6960원) 가량 올랐고, CJ제일제당 ‘햇바삭김밥김’ 가격 상승률도 19.7%(1874원→2244원)에 이르렀다. 또 ‘맑고 신선한 옥수수유’(900㎖·420원→4474원·11.3% 인상), ‘백설부침가루’(1㎏·2208원→2426원·9.9% 인상) 등도 올랐다.
아이스크림 값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인기 빙과류인 롯데푸드 ‘돼지바’(11.6%), 빙그레 ‘메로나’(11.9%), 해태 ‘바밤바’(12.7%) 등도 모두 10%이상 올랐다. 지난해 10월 제주도를 강타한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콩나물 가격도 급등했다. 풀무원은 지난해말 콩나물 제품 가격을 17% 이상 인상했다.
여기에 주류 값이 연초부터 오른다. 주요 유통업체들이 빈 병 보증금 인상을 반영해 가격을 올리기 때문이다. 편의점 씨유(CU), GS25, 세븐일레븐 등은 참이슬·처음처럼(360㎖)을 한 병에 1600원에서 1700원으로 인상할 예정이다. 카스맥주(500㎖)는 오는 10일부터 기존 1850원에서 1900원으로, 하이트맥주는 오는 19일부터 1800원에서 1900원으로 각각 올라간다.
식료품뿐 아니라 일반 생필품류 물가도 많이 올랐다. 최근 6개월간 듀라셀 건전지(AA)는 2847원에서 3233원(13.6%)으로, LG생활건강 주방세제 ‘자연퐁’은 6418원에서 7139원(11.2%)으로, 유한킴벌리 디럭스 키친타월도 6497원에서 7793원(20%)으로 각각 올랐다. 이밖에 지난해 하반기 스스로 가격 인상을 공표한 라면·빵·맥주·콜라 등의 인상률도 5~10%에 달해, 가뜩이나 팍팍한 서민 살림살이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