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정국 장기화 조용해진 송년회






사진/연합뉴스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로 혼란정국이 지속되면서 예년과 사뭇 다른 연말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한해를 보내며 마시고 즐기던 송년회는 온데간데 없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간단한 식사로 마무리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과 함께 지난 9월 시행된 ‘김영란법’까지 맞물리며 차분한 송년회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지난달 21~23일 20세 이상 성인남녀 30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송년회 계획’ 설문조사를 보면 달라진 송년회 분위기가 감지된다. ‘올해 송년회를 계획 중’이라는 답변은 전체 53.6%로, 지난해 같은 조사 결과인 59.8%와 비교해 6.2%p 낮았다. ‘송년회를 하지 않겠다’는 답변은 20.7%, ‘계획을 잡지 못했다’는 응답이 25.6%로 나타났다. ‘송년회를 어떻게 보낼 계획’인지를 묻는 질문에 ‘간단한 식사’라는 응답이 75.6%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술자리를 갖겠다는 응답은 47.6%에 그쳤고, 호텔·펜션 등 모임(19.3%), 국내여행(11.8%) 등이었다.

이맘때면 하루가 멀다 하고 망년회 약속을 잡던 관가도 달라진 것은 마찬가지다. 대전의 한 구청 공무원은 이맘때면 달력에 빼곡하게 적혀있던 저녁 일정이 거의 비어있다. 공무원 김모(46) 씨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저녁 술자리도 많이 줄었고, 나라가 워낙 혼란스럽다보니 올해는 송년회를 아예 하지 말자는 분위기”라며 “친분이 있는 사람들은 저녁 술자리보다는 점심식사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연말 특수를 누리던 식당가 등의 예약이 눈에 띄게 줄면서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4일 저녁 평소 손님이 북적하던 서구 만년동의 한 식당은 빈자리가 눈에 띌 정도로 한산했다. 식당주인은 “크리스마스이브에 식당이 한산했던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면서 “평소 연말이면 단체손님 예약이 꽉 차는 편인데 올해는 30%이상 줄면서 연말 특수는 포기한지 오래”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올 연말 줄어든 술자리는 통계로도 입증됐다. 25일 BC카드가 지난 11월 2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BC카드 사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치킨집이나 호프집 등 주점 업종의 카드사용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8.6% 줄었고 결제 건수도 10.4% 감소했다. 개인카드 이용액도 9.1%, 결제 건수는 10.7% 각각 줄었고, 법인카드도 7.3%와 8.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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