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가장 오래된 산업으로 생명의 원천을 제공해 주는 농업. 아무리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디지털 세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지만 농업은 예나 지금이나 천하의 근본이고, 그 명제는 앞으로도 변함이 없다.

충청투데이는 한국농어촌공사의 취재 협조를 받아 농업용수 및 생활용수로 활용되며 생명의 원천을 제공하는 지역 곳곳의 저수지를 탐방하는 '충청의 생명수를 찾아서'를 연말까지 기획 보도한다. <편집자 주>

예산군 대흥면과 응봉, 광시, 신양면에 걸쳐 있는 만수면적 1088㏊ 규모의 예당저수지는 국내 최대의 농업용 저수지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서 벗어난 광복을 맞은 1945년부터 건설이 추진된 예당지는 격변하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공사 착수와 중단을 반복하다가 1953년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됐다.

공사 착수 후 12년이 지난 1964년 12월 31일 예당지는 비로소 어마어마한 위용을 드러내게 됐다.

◆농업용수 기능

총 저수량이 4710만 3000㎥에 이르는 초대형 인공저수지인 예당지는 준공 후 20여 년간 1만 5㏊의 농경지에 생명수를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1979년 당진 삽교호가 준공된 이후 점차 용수공급 대상이 줄어들어 현재는 8747㏊의 농경지가 수혜의 대상이다.

삽교호가 생기기 전에는 충남 최고의 쌀 생산량과 최고의 미질을 자랑하는 당진군 합덕읍과 우강면, 순성면 등의 농경지가 예당지 물을 공급받았다.

예산군 관내 대부분의 농경지가 예당지에서 공급되는 물로 농사를 짓고 있고, 인접한 홍성군의 홍성읍, 홍동면, 홍북면, 금마면 지역 상당수 농가도 수혜 대상이다.

홍성지역에서 예당지의 물을 공급받는 면적도 1200㏊에 이른다.

이처럼 충남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는 예당지는 예산과 당진, 홍성에 이르는 곡창벨트에 용수를 공급해온 말 그대로 젓줄 역할을 했다.

예당지에서 넉넉하게 물을 공급하지 못했다면 전국 최고의 미질을 인정받고 있는 충남 쌀의 현재 모습은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예당지가 있어 수혜지역 농가들은 물 걱정 없이 안심하고 농사에 전력하고 있다.

◆생활용수 기능

예산군 지역은 광역상수도와 지방상수도, 간이상수도가 혼재돼 이용되고 있다.

삽교읍과 오가면, 신안면 지역은 보령댐에서 공급되는 광역상수도를 이용하고 있고, 외곽 일부 면 지역은 간이상수도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군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예산읍(3만 7000명)을 비롯해 상당수 지역이 예당지에서 공급되는 원수를 상수도로 가공해 생활용수로 활용하고 있다.

농업용수를 지원하는 기능 이외에 예산군민 절반 이상이 예당지에서 생활용수를 공급받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예산지역민들은 예당지를 생명의 원천으로 여기는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

◆관광휴양 기능

규모면에서 전국 최대를 자랑하는 예당지는 전국의 낚시꾼들에게 알려진 낚시 명소다.

2008년 기준 8만 4000여 명의 조사들이 예당지를 찾아 손맛을 즐기고 간 것으로 집계됐다.

다양한 어종이 씨알 굵기별로 다양하게 손맛을 안기는 예당지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낚시터다. 꼭 낚시를 즐기지 않더라도 예당지는 예산을 찾는 이들이 꼭 한 번씩 들려가는 휴양지다.

예산군이 운영하는 소규모 휴게쉼터가 마련돼 있고, 강변을 따라 곳곳에 펜션과 모텔들이 관광객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저수지 주변으로는 산재한 50여 곳의 식당에서 저마다 독특한 진미를 선보이고 있다.

예산군민들은 외지에서 손님이 찾아오면 별다른 고민 없이 별미를 제공한다.

저수지 주변 식당에 가면 갈비(예산), 곱창(삽교), 산채(수덕사)와 더불어 예산 5미로 손꼽히는 붕어찜과 어죽을 즉시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풍부한 어족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예당지는 어부들의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내륙에 웬 어부냐고 궁금해 하겠지만 예당지에는 50여 명에 이르는 어민들이 내수면 어업계를 조직해 활동하고 있다.

이들 계원들이 식당에 싱싱한 민물고기를 제공하고 있고, 강태공들을 관리하는 역할도 맡는다. 예당지와 주변을 늘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도 이들 계원들의 몫이다.

◆기타

농업용수뿐 아니라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놀이공간을 안겨주고 있는 예당지는 다목적댐에 준하는 다양한 기능으로 예산군민들의 생명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예산의 자랑 예당지는 엄청난 규모만큼이나 큰 혜택을 지역민들에게 안기고 있다.

김도운 기자 oja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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