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살처분 100만 마리 육박…충북 중부권 ‘초토화’
충북지역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급속히 확산되는 가운데 살처분 가금류가 100만 마리에 육박하고 있다.
첫 발생지인 음성에서부터 진천, 청주, 괴산 등 중부권은 말 그대로 초토화되는 양상이다.
1일 충북도에 따르면 음성군 원남면 메추리 농장이 살처분 대상 지역에 포함되면서 살처분 대상 가금류가 94만 5000여마리로 증가했다. 전날까지 충북도내 살처분 가축 수는 닭과 오리 84만 3000여마리였다. 도는 AI 방역대에 인접한 메추리 농장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을 단행키로 하면서 살처분 가축 수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AI가 충북 중부권을 휩쓸면서 지역이 초토화되는 분위기다. AI 피해가 큰 음성과 진천은 도축장과 오리를 납품하는 계열화 농장이 대거 자리잡고 있어 중부권 최대 오리 산지로 꼽힌다.
지난 10월 말 기준 도내에서는 161개 농가가 149만 8000여마리의 오리를 사육하고 있는데, 농가 수를 기준으로 보면 음성이 77개 농가로 47.8%, 진천이 48개 농가로 27.6%를 차지한다. 사육 마릿수를 기준으로 해도 음성이 50.1%(75만 1000여 마리), 진천이 27.6%(41만 4000여 마리)에 달한다.
AI가 발생한 뒤 2주 만에 음성은 46%, 진천은 42%에 달하는 오리가 살처분됐다. 충북에서 사육하는 오리 36%가 매몰 처리된 셈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살처분 대상이 더욱 늘어날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올해 처음 국내 유입된 고고(高高)병원성인 H5N6형 AI 바이러스는 확산 속도가 상당하다. 오리 농장이 밀집해 있는 음성과 진천 지역은 피해가 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현재 충북도는 AI 발생 농가로부터 반경 500m 이내 농가의 가금류를 살처분하고 있다. 음성이나 진천은 1곳만 의심 농가가 나와도 주변 농가가 많아 살처분 물량이 타 지역에 비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충북도는 AI 의심 신고가 접수된 음성 맹동면의 산란계 농장을 중심으로 통제초소를 설치하고 차단방역에 집중하고 있다. AI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달걀을 수거하는 차량의 도내 양계농장 출입도 하루 1곳으로 제한하고, 분뇨도 2∼3주일 지나 배출하도록 했다.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
음성 | 77곳 | 75만 1000여마리 |
진천 | 48곳 | 41만 4000여마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