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최순실에 발목잡힌 대한민국 국정마비·국민 패닉






사진/ 2016년 민중총궐기 대규모 집회가 열린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청 앞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촛불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실 게이트는 열렸고, 대한민국은 멈췄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듯 온갖 재앙을 뒤집어쓴 정국은 걷잡을 수 없는 혼돈에 휩싸였다.

최순실에 농락당한 국정은 마비됐고, 조금씩 회복세를 되찾던 국가경제도 또다시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혼돈에 뒤엉킨 국민은 참다못해 거리로 나왔다. 최순실의 폭주를 막지 못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연일 커지고 있다.

12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3차 주말 촛불집회에는 100만명(주최 측 추산)에 이르는 국민이 운집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이 모였고, 국내 촛불집회 역사상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극에 달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서울시민은 물론 수많은 인원이 지역 곳곳에서 전세버스나 열차로 상경해 집회에 참가했다. 대학생, 청소년, 어린 자녀와 함께 나온 부모 등 면면도 다양했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대한민국의 현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 등 해외 대학에 소속된 교수들과 유학생들이 잇따라 최순실 파문과 관련한 시국선언에 동참하고 있다.

혼돈에 비명을 지르듯 대학가의 시국선언은 끊이지 않고, 중립적인 입장을 내비치던 법조계도 정권 퇴진을 내걸었다. 대전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 116명은 11일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사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국정은 마비되고 국민은 더 이상 국가의 정상적인 운영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까지 이르렀다”며 “모든 권력의 원천인 국민은 대통령과 검찰에게 헌법과 법률을 침해한 범죄자들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현 상황에 대한 국민 인식에 동의하고 국민 뜻에 따라 대통령의 즉각 사임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공공기관도 최순실 사태에 발목이 잡혔다. 국정 마비로 대통령의 신규 기관장 임명이 지연되면서 상당수 공공기관과 공기업 기관장이 공석이거나 임기가 끝난 기관장이 자리를 지키는 ‘어색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최순실 사태와 이에 따른 잇단 개각으로 정국이 어수선해 가뜩이나 늦어진 기관장 인선이 더 지연될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국가 살림살이도 걱정해야 할 판국이다.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는 정기국회가 마치 청문회장이 된 듯 연일 공방이 이어지면서 여야의 최종합의가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특히 이른바 ‘최순실 예산’으로 불리는 창조경제 등 관련 예산의 대폭 삭감이 예측되면서 지역에서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관련 사업들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글로벌 경기 부진,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의 여파로 국내 수출에도 비상이 걸린 상황이지만, 최순실 사태에 가려져 제대로 된 경제정책이 마련될지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지역의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최순실 사태로 온 나라가 어수선한 상태에서 자국 보호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 당선까지 악재가 거듭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주춧돌이나 다름없는 수출기업을 위한 경제 정책 수립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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