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인 탈출훈련에 트럼프 당선 파장은?
사진/ 주한미군이 북한의 공격 등 유사시 한국 거주 미국 민간인을 대피시키는 '커레이저스(Courageous Channel) 2016' 훈련을 최근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북핵, 미사일 위협이 가시화되면서 7년만에 일부 민간인을 실제로 주일 미군기지까지 이동시키는 등 훈련 강도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미8군이 공개한 훈련 모습. 주한미8군 페이스북 캡쳐=연합뉴스
주한미군이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 민간인을 대피시키는 '커레이저스 채널(Courageous Channel)' 훈련을 최근 실시해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더더구나 북한에 강성기조를 보이고 있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한반도 정세에 대한 큰 변화도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 8군 홈페이지에 따르면, 대구에 주둔하는 미 19전구지원사령부는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3일까지 어린이를 포함한 미군 가족 등 비전투요원을 한반도 밖으로 대피시키는 '커레이저스 채널 2016' 훈련을 진행했다. 통상 비전투요원 대피훈련은 연례적으로 실시되지만, 주한미군 가족 수십 명이 한반도 밖으로 대피한 것은 2009년 5월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이는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 등 유사시에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은 미군 가족 수십 명이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시누크 헬기 두 대에 나눠타고 대구 공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후 대구 '캠프 워커'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김해공항으로 이동해 C-130 수송기를 타고 한반도를 벗어났다. 이들은 주일 미군기지까지 수송됐다.
실제로 전쟁 상황이 발생할 경우 미국은 커레이저스 채널을 통해 미국인 14만명, 한국인 8만명, 애완동물을 항공편 외에도 철도와 선박을 통해 일본으로 대피시킬 계획이다. 미국은 1974년 이후 베트남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21차례에 걸쳐 민간인을 긴급 대피시킨 적이 있다.
주한 미국인 한반도 대피훈련을 왜 실시했는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린다. 주한미군 측은 연례적인 '비전투원 소개작전'의 일환일 뿐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유사시에 대비한 '비상탈출 훈련'은 맞지만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미군기지에서 실시되는 통상적인 훈련이라는 것이다. 주한미군은 북핵 1차 위기가 고조된 1994년부터 한국에서 매년 전반기와 후반기에 지휘소 훈련 및 국내 이동통로 숙달 위주로 훈련해왔다. 2009년에는 주한미군 가족 중에서 지원자 가운데 50여명을 추려 일본 요코타 기지까지 대피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일각에서는 한반도 긴장 고조와 전쟁에 대비하는 전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최근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필요하다면 북한과의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고 발언했던 것과 맞물린 해석이다. 더욱이 대북 강경파인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대북정책과 한미동맹에 상당한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대통령후보 시절 한국, 일본의 독자 핵무장을 용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또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도 예고한대로 강력하게 추진할 전망이다. 그는 지난 9월 TV토론때 "우리는 일본을 방어하고 한국을 방어하는데 그들은 우리한테 (공정한 몫의) 돈을 안 낸다"면서 "그들은 돈을 내야 한다. 우리가 재정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시민 이모 씨는 “7년 만에 재개된 주한 미국인 대피훈련이 통상적인 훈련인지, 유사시를 대비한 실제적인 훈련인지 우려가 크다”며 “최순실 사태 등 어수선한 정국에 또 다른 긴장감이 고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본사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