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특위의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다. 국회 청문특위는 24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었으나 여·야간 이견차를 드러내며 개회하지 못했다.
인사청문특위는 청문회를 마친 날로부터 3일 이내, 즉 25일까지 청문보고서를 채택해야 하지만 새누리당은 여·야 합의 무산에 따라 이날 특위활동 종료를 선언했다.
새누리당 인사청문특위 간사인 권선동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은 이 후보자에 대해 적격 의견과 부적격 의견을 병기해 보고서를 채택할 것을 주장한 반면, 민주통합당 등 야당은 부적격 의견으로만 채택할 것을 요구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간사인 최재천 의원도 브리핑에서 “청문회를 통해 이 후보자는 지극히 부적합하고 부적절하다는 여론과 언론, 시민의 평가가 내려졌다. 아무 의미가 없는 후보자의 지위”라며 “지금이라도 후보직을 사퇴하는 것이 정치와 헌법, 헌법재판소를 살리는 마지막 희생의 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됨에 따라 이 후보자의 국회 인준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통해 본회의에 안건을 상정, 표결 처리할 수는 있지만 강창희 의장 측에서는 “인사안건을 직권상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설령 표결에 들어가더라도 여당 내 반대 기류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전임인 이강국 전 헌재소장이 21일 임기를 마쳤다는 점에서 헌재소장 공백사태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명철회가 헌재소장 장기 공백을 막을 방안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2일째 칩거 중인 이 후보자가 어떤 입장을 밝힐 지 주목된다.
서울=이병욱 기자 shoda@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