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과일이 이렇게 비싸요.”

주부 이 모(30) 씨는 지난주말 마트에 장을 보러갔다가 비싼 과일값에 깜짝 놀랐다.

오렌지 1개에 1000원, 딸기 1㎏에 1만 원.

이 씨는 “이맘 때면 과일값이 으레 오르긴 하지만 지난해보다 훨씬 더 오른 것 같아 지갑 열기가 두렵다”고 말했다.

이 씨는 과일을 이것저것 집어 들고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구입을 못하고 돌아섰다.

최근 오렌지와 바나나 등 과일 가격이 큰 폭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일 대전농산물공판장과 농수산물유통공사(aT) 대전충남지사에 따르면 토마토, 오렌지, 바나나 등 과일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0~50% 정도 폭등했다.

오렌지(18㎏)의 도매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 7750원(50.4%) 급등한 5만 3000원에 거래됐고, 바나나(1㎏)도 500원(43.5%) 오른 1650원의 경매가를 기록했다.

수입 과일값이 뛴 것은 급등하는 환율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난해 2월 말 원·달러 환율이 939원에서 지난달 1500원대로 치솟으면서 수입 과일값의 오름세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수입 과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내산 과일을 찾는 경향을 보이지만 국내산 과일값도 예년에 비해 크게 올랐다.

배와 사과 등 지난해 가을에 수확했던 과일은 저장량이 소진돼가고 있어 가격이 오르고 있다.

배(15㎏)는 전년 대비 8000원(33.3%) 올라간 3만 2000원에, 감귤(15㎏)은 6000원(33.3%) 상승한 2만 4000원에 각각 거래가 이뤄졌다.

방울토마토(5㎏)도 3000원(18.8%) 올라 1만 9000원을 기록했고, 참다래(12.9%)와 단감(10.5%), 사과(4%) 등의 가격도 소폭의 상승세를 띠었다.

이와 함께 제철 과일인 딸기(1㎏)도 수확량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2625원(41.2%) 치솟은 9000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딸기의 주산지인 충청 지역에서 지난달 눈과 비, 기온 하락, 병충해 등으로 수확량이 전년보다 40%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대전농산물공판장 관계자는 “이맘 때쯤이면 과일가격이 어느 정도 오르는 게 보통이지만 올해는 눈에 띄게 올랐다”면서 “한동안 약간의 오름세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순재 기자 ksj2pro@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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