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찰이 새해 들어 경찰관 음주 관련 사고가 잇따라 터지자 ‘집안 단속’에 나섰다.
구은수 충북지방경찰청장이 도내 전 경찰관에게 사실상의 금주령을 내렸고 박화진 차장도 감찰 실무자들에게 비리척결을 주문했다.
23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구 청장은 지난 22일 오후 도내 각 경찰서장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인사철을 맞아 당분간 단체회식을 금지하라"고 지시했다. 사실상의 '금주령'이다.
일선 경찰서장들은 23일 오전 간부회의를 열어 '단체회식은 술을 마시게 되는 저녁 대신 점심으로 간단하게 하라'고 주문했다. 구 청장은 지난해 10월에도 금주령을 내린 바 있다. 당시 경찰관 음주 사고 3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하자 구 청장은 내부 게시판을 통해 "고개 숙여 사죄한다. 자정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폭음 기준은 남자 7잔, 여자 5잔"이라며 "이 기준에 맞춰 과도한 음주를 자제하라"고 지시했다.
박화진 충북청 차장도 내부기강 확립을 위해 거들고 나섰다.
박 차장은 이날 도내 경찰서 감찰 실무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청내에서 대책회의를 열었다.
오전 10시부터 11시40분까지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박 차장은 “내부비리 척결을 위해선 예방감찰과 인접 경찰서간 교류감찰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특히 ‘문제 경찰관’들을 파악해 자체사고를 사전에 방지하라”고 강조했다.
지휘부의 이 같은 주문은 새해 들어 경찰관 자체사고가 잇따르면서 내부 기강 해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충북경찰에서는 지난 18일 하루동안 경관 음주사고가 연이어 터졌다. 이날 오후 10시경 제천시 명지동 명지교차로 부근에서 단양경찰서 A(46) 경위가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가 중앙분리대를 들이 받았다. 최 경위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46%로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처벌기준(0.05% 이상)에 못 미쳐 형사 입건은 면했지만 징계 대상에 올랐다.
같은 날 오전 3시15분경 옥천경찰서 B(41) 경사는 야간 당직근무시간에 술을 마시고 무전취식 혐의로 체포된 피의자 C(40) 씨를 호송하는 과정에서 인적사항을 진술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 불구속 입건됐다. 이 경찰서 수사과장과 강력팀장, 동료 경찰관 등 3명도 대기 발령됐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