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기업경영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겨울 혹독한 한파가 이어지면서 운송, 유통상점, 보험, 외식 업종은 피해를 당한 반면 의료, 관광, 홈쇼핑은 매출증가 현상을 보이며 상대적 혜택을 받았다.
23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국내 321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상변화가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213곳(66.3%)이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고 대답했다. 특히 올겨울 한파와 폭설에 따른 기업경영 영향 질문(이하 복수응답)에는 46.7%가 ‘피해를 보았다’고 응답했고 ‘혜택을 봤다’ 5%, ‘피해나 혜택 모두 발생했다’는 2.2%를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항공·운송업체의 85.7%가 ‘피해를 봤다’고 대답해 가장 많았으며 보험사(73.7%), 외식(70%), 오프라인 유통상점(60.9%), 생활용품·화장품(47.6%), 섬유·의류(45%), 문화(44.4%) 등이 뒤를 이었다.
피해 유형으로는 매출감소(63.6%), 물류차질(32.9%), 국가전력난 간접피해(18.9%), 시설파손(17.5%), 안전사고·품질불량 증가(16.8%), 원자잿값 상승(9.8%) 등을 꼽았다.
반면 혜택을 입은 업종은 보건·의료(50.0%), 관광(20%), TV홈쇼핑 등 무점포 유통(8.7%) 등 순이다.
이 같은 결과는 한파나 폭설로 인한 결항, 낙상·교통사고 등이 늘어나면서 운송과 보험, 외식업 등이 경영의 차질을 빚었고, 오히려 설경을 즐기려는 외국인들로 바빠진 관광업계와 TV홈쇼핑, 인터넷쇼핑 등은 때 아닌 특수를 누렸기 때문이다.
이밖에 기업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기상이변은 한파나 폭설(87.8%), 태풍이나 홍수(79.1%), 폭염(36.2%), 황사(12.2%), 등으로 집계됐다.
기상이변이 기업경영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면서 날씨를 활용하는 기업도 50.5%에 달하는 등 점차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활용기업은 기상청 날씨정보만 확인하는 수준에 머무는 등 원자재 수급이나 재고관리 시 기상정보를 이용한 시스템 구축 비율은 전체의 10.6%에 불과했다. 또 나머지 기업의 74.8%는 기상이변에 대한 마땅한 대비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정부와 산업계 간 기상재난 대응체계 구축과 기상정보의 정확성 제고, 기상산업의 지원·육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한상공회의소 박종갑 상무는 “기상이변이 자주 발생하면서 기업에게 날씨는 유가나 환율, 금리만큼 중요한 경영변수로 자리 잡았다”며 “기업은 날씨 경영을 통해 기상이변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수익기회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