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대형서점들의 폐업이 이어지면서 지역 작가들의 설 땅도 좁아지고 있다.
지역작가의 신작을 소개하고 진열하는 코너를 운영했던 서점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면서 현재 대전지역 소재 서점들에는 지역 작가들이 독자를 만날 수 있는 공간조차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향토서점으로 인기몰이를 했던 대훈서적은 영업 당시 지역 작가들의 신간을 홍보하는 공간을 마련, 독자들은 물론 작가들의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그러나 2009년 대훈서적이 문을 닫게 된 이후 타 서점들은 이 같은 공간을 마련하지 않고 있어 지역 작가들의 신간은 소리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전에서 활동중인 한 소설가는 “지역 문인들이 본인의 책을 팔기 위한 상업문학이 아닌 예술문학에 치중하고 있어 판매량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예전 대훈서적이 있던 시절 지역작가 신간소개 코너가 있어 본인이 쓴 글을 누군가 읽어보고 공감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현재는 그마저도 꺾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역 작가의 문학을 선호하는 일부 소비자들 역시 대형 출판사의 상업 문학의 틈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지역 문학의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직장인 김모(29) 씨는 "상업문학보다 순수문학이 좋아 매월 2~3번 정도 서점을 찾는데 선호하는 지역 작가들의 신간을 찾기가 너무 힘들다"며 "온라인에서는 쉽게 구매할 수 있긴 하지만 예전처럼 작가들의 글을 직접 읽어보고 구매하기 위해 서점을 방문하면 책을 찾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아예 없는 곳도 있어 빈손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대전지역 문인들 역시 홍보의 폭이 좁아진데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대전문인협회 관계자는 "단순히 책의 수요가 적다는 이유로 지역작가들의 공간 확보가 어렵다는 것은 문학계와 독자를 연결하는 서점의 또다른 역할을 외면하는 것 아니냐"며 "서점들이 '대전지역 문인코너'를 만들어 지역문인들을 소개하는 공간이 마련된다면 왕성한 문학활동을 할 수 있을텐데 그렇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점 측은 수요층이 얇아 수익이 적을 수 밖에 없어 지역작가들의 작품을 구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서점 관계자는 “베스트셀러 작가와 비교되는 낮은 인지도, 지역 문학서적과 연계된 출판사 부족 등으로 지역작가의 신간 수요는 극소수”라며 “서적 구매 시 수요에 맞춰 소량을 구입할 수도 없다보니 일부 소비자의 기호를 위해 수익이 적은 지역 문학도서를 들여놓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