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군은 지난 17일 민간사회단체 자율통합 관련 회의를 개최하는 등 사회단체 통합 준비에 나섰다. 청주시도 곧 본격적인 사회단체 통합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법으로 확정되는 행정구역 통합과 달리 민간사회단체는 강제 통합이 불가능하다. 청주시 단체와 청원군 단체가 합의를 해야 통합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민간사회단체 통합이 완료됐을때만이 진정한 청주·청원 통합이 완성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민간사회단체 통합은 쉽지 않다. 온갖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단체장들의 명예욕도 통합을 어렵게 하는 걸림돌이다. 여수시·여수군·여천군이 통합한 여수시는 통합 후 15년이 지난 지금도 노인단체가 분리돼 있다. 2010년 7월 창원·마산·진해가 통합해 출범한 통합창원시 역시 출범 후 2년이 넘었지만 전몰군경미망인회, 무공수훈자회, 상이군경회,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등이 아직까지 통합을 이루지 못했다. 청주·청원 지역 민간단체 역시 본격적인 통합을 앞두고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여전히 청원군 기득권 세력에 전반적으로 퍼져 있는 통합에 대한 반감이다. 청원군에서는 주민들의 찬성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주민투표로 통합이 결정됐지만 여전히 통합에 대해 반발하는 주민들이 남아 있다.

청원군 지역 한 사회단체장은 “개인적으로는 통합 반대였지만 주민들의 손으로 결정을 냈으니 사회단체통합의 선두주자가 되보자는 생각도 했다”며 “하지만 회원들이 동조해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절대 앞장서지 말라고 만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부 법정단체에서는 통합 반대추진위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강경파들은 법률상 시·군에 한 단체만 있어야 한다면 청원군지회는 해체하자고 주장하는 곳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청원군 지역 단체장은 “회장은 청원군 인사에게 양보한다지만 실제 단체를 이끄는 사무국장과 임원 등은 청주시에서 가져갈 것”이라며 “회원 수가 압도적으로 차이 나는 상황에서의 통합은 결국 흡수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상생발전방안을 통해 통합청주시 출범 후 청원군 인사에게 12년간 단체장을 양보하기로 한 청주지역 사회단체 역시 불만이 많다. 대부분 사회단체장들은 청원청주통합시민협의회에 소속돼 있으며 청원군에 양보 의사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일부 단체장들은 ‘혼자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청주지역 한 단체장은 “청원군 단체와 임원끼리 먼저 만나 회의도 하고 공동 사업도 구상하는 등 통합준비에 나섰다”고 설명한 후 “개인적으로는 단체장을 양보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회장단은 의견이 달라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청주·청원은 다른 지역과 달리 통합 후 바로 동질감을 회복할 것”이라며 “12년간 양보하는 것보다는 초대 단체장을 양보하되 그 이후는 인물 중심으로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원군의 통합반대 정서, 과도한 양보라는 청주시의 반발과 함께 단체장의 임기, 단체의 자산 등도 민간사회단체간 통합을 막는 방해요인이다. 여수시와 창원시도 단체장의 임기가 어긋나거나 과도한 자산 차이로 인해 통합을 이루지 못한 사례가 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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