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전문직(장학사) 시험문제 유출사건 수사가 더디다. 이제야 중등 장학사 시험 합격자들과 교육청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본격 소환조사를 벌인다고 한다.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데 한 치의 소홀함이 없어야 함은 물론이다. 새 학년을 앞두고 충남 교육계가 흉흉한 소문에 휩싸여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터라 새로운 기풍을 진작시키기 위한 자체의 쇄신의지와 더불어 근원적인 치유책도 모색돼야만 할 때다.

시험문제 유출 경로와 돈의 전달 흐름 및 대가성을 명쾌하게 규명하는 게 당장 시급하다. 이미 구속된 장학사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자백한 교사가 3명으로 늘어났고, 오늘부터 이어질 소환 대상자들에 대한 수사결과에 따라 윗선 수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부 교사 주변 계좌에서는 뭉칫돈이 빠져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찰은 밝히고 있다. 그 규모는 대략 1인당 3000만원선이다. 범행이 드러날 경우에 대비해 미리 치밀하게 사전 모의한 정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 조직적 범행 가능성을 규명하는 건 경찰의 몫이다.

그간 교육계 주변에서 끊임없이 제기돼왔던 인사비리가 서서히 드러나는 모양새다. 지금까지는 중등 전문직 시험에서 문제 유출 파동의 실체가 밝혀지고 있지만 초등 장학사 시험에서도 이와 유사한 비리가 성행하고 있었다는 게 교육계의 지적이었다. 경찰이 수사 단서를 어느 정도 확보한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초등 장학사 시험에 대해서도 수사가 확대되는 국면을 맞고 있다. 비리가 있다면 이를 발본색원하는 건 당연하다.

교육계의 반응은 사뭇 엄중하기만 하다. 터질 게 터졌다는 인식이 바로 그러하다. 교육비리 유형은 대개 친인척 아니면 학연·지연 등의 끼리끼리 커넥션으로 서로 엮여 있는 특성을 보인다. 특혜성 비리를 알고도 모른 척 하거나 비호하는 경우가 유독 많은 이유다. 한 통속으로 놀아나는 범죄 수법은 3년 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적나라하게 확인된 바 있다. 충남교육청에서도 그간 2명의 교육감이 비리로 불명예 퇴진 기록을 세웠었다.

그러고도 이번 사건에서 충남교육의 자정작용이 사실상 마비됐음을 또 다시 보여주었다. 남의 일인양 수사 결과만 쳐다보고 있을 순 없다. 초롱초롱한 눈빛의 학생들을 보기에도 부끄럽지 않은가. 이쯤 되면 충남교육은 그야말로 뼈를 도려내는 각오로 거듭나지 않으면 안된다. 교육전문직 선발 시험의 근본적인 시스템 개혁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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