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충북 청원군 오송읍 KTX오송역 지붕 위 배관이 터져 물이 새면서 이곳을 이용하는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서울로 올라가려는 이용객들이 떨어지는 빗물을 피해 승강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 ||
수차례 부실공사 논란에 휩싸인 충북 청원의 KTX 오송역사가 21일 또 다시 물난리를 겪었다. 매년 잇따르는 수(水)난사에 중부권 관문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오송역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다.
21일 오전 오송역 4층 고속승강장. 이날 오전부터 내린 빗물이 승·하차 구간 지붕 덮개 틈새로 줄줄 새고 있었다. 한파로 얼어 붙었던 지붕 위 배관이 문제였다. 이날 풀린 날씨로 그동안 쌓였던 눈이 녹은 데다 빗물이 승·하차 구간 지붕 덮개 틈새로 줄줄 새어 나왔다.
‘폭포’처럼 뿜어져 나온 배관의 물줄기는 건물과 이어진 승·하차장 벽면에도 흘러 내렸다. 이날 오전부터 천장에서 샌 물로 승·하차 일부 구간은 물론 건물 내로 이어지는 계단 3곳이 통제됐다. 오송역 일대는 이날 오전 2시경부터 시간당 3㎜ 안팎의 비가 내렸다. 강우량은 적었지만 최근 날씨가 풀려 지붕 위 배관 속의 얼음이 녹으면서 역사 안팎에 ‘소나기’처럼 물이 쏟아져 내렸다. 긴급 투입된 역사 직원들의 배수 작업에도 한번 터진 물줄기는 쉽사리 잡히지 않았다.
때 아닌 물벼락을 맞은 이용객들은 불평을 쏟아 냈다.
이날 오송역을 찾은 이모(32) 씨는 “지난달에도 물바다가 됐는데 또 물이 새는 것을 보니 황당하다”며 “제때 보수해 승객 불편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오송역의 부실공사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달 18일에는 내린 눈이 녹으며 배수관이 동파돼 역사 곳곳에 얼음이 얼거나 물바다가 됐다. 이 때문에 이용객 보호를 위해 염화칼슘이나 장판을 깔거나 심하면 통제까지 이뤄지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겨울에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여름에도 수시로 역사가 물바다가 된다는게 오송역 관계자의 전언이다.
오송역 측은 역사에 설치된 배수관의 폭이나 두께가 지나치게 얇은 제품이 설치됐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여름에 폭우가 쏟아지면 배수가 원활하지 못해 천장을 통해 물이 쏟아지고 겨울에는 얼었던 배수관이 녹는 과정에서 쉽게 파손된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역사 안팎에 설치된 48개의 배수관 중 올 겨울에만 절반 가까운 20여개가 파손됐다.
설계상의 문제뿐 만이 아니다. 이날 문제가 된 곳은 역사 3층에서 4층 승강장으로 오르는 계단으로 수차례 보수 공사 필요성이 제기된 곳이다. 지난 달 문제가 빚어지자 철도관리공사는 이 구역에 대한 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또 다시 물난리가 빚어졌고 이는 철도관리공사의 늑장 보수에 대한 질타로 이어지고 있다. 매번 문제가 되는 곳이지만 마땅한 대책 없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송역을 자주 이용한다는 정모(28) 씨는 “겨울에는 빙판, 여름에는 물바다가 되니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며 “최첨단 시설을 자랑하기보다는 승객들의 불편사항을 먼저 처리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오송역 관계자는“배관 구간의 3분의 1은 얼음을 치웠는데 공사 중 비가 오면서 나머지 구간의 물이 역류해 배관이 다시 터진 것 같다”며 “조속히 공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