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공사가 진천백곡저수지 둑높이기 공사를 위해 10여년 만에 방류를 하면서 겨울철 빙어 낚시꾼들의 안전사고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사고위험을 안겨 주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충북지역본부 진천지사는 21일 오전 10시30분부터 진천테마공원 방면 농업관로(쪽문)를 통해 시간당 1만t 가량(하루 21만t)을 방류하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이달 말까지 현재 저수율 70%(1500만t)을 63%까지 낮출 계획이다. 이 저수지의 저수량은 만수위 100.1m일때 2150만t이다.
농어촌공사는 오는 7∼8월 우수기에 접어들기 전인 3월말까지 총 600억여원의 사업비를 들여 수문 물막이 공사를 완료하고 올해 말까지 지금의 제방높이 27.2m(해발 104m)를 29.2m로 2m 더 높일 계획이다.
문제는 겨울철 방류에 들어간 진천백곡저수지는 얼음낚시를 즐기려는 강태공들이 전국에서 몰려 드는 곳으로 저수지 수위가 낮아지면 얼어 붙었던 수면위의 얼음이 균열이 생겨 내려 앉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모르고 빙어 낚시꾼들이 저수지 위의 얼음을 밟았다가 자칫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얼음낚시는 지름 40~50㎝ 정도의 구멍을 뚫어 낚시를 하기 때문에 빙면의 균열이 가속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낚시꾼은 “가족 단위 또는 단체로 온 사람들이 좁은 공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구멍을 뚫고 낚시를 해 하중때문에 얼음이 깨질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어촌공사는 방류 당일인 21일에도 낚시꾼들의 주의를 요하는 현수막 하나를 내 걸지 않았다. 지난 주말을 이용해 저수지를 찾은 낚시꾼들에게 방류 사실을 알리는 홍보지만을 돌렸을 뿐이다.
농어촌공사가 겨울철 공사를 위해 방류를 강행하자 지역주민들의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진천읍사무소는 2002년부터 매년 12월말~2월초까지 진천백곡저수지 하류에 무료 얼음썰매장을 운영해 왔다. 이곳은 평일 100명에서 주말 400여명까지 연 1만여명의 지역민들이 찾아 와 얼음 놀이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농어촌공사가 방류를 하면서 올 겨울철엔 이미 폐장돼 놀이공간을 빼앗겨 버린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또 강태공들과 썰매장 이용객을 상대로 ‘겨울철 장사’에 나서려던 저수지 주변 상인들도 매출감소가 불가피해 졌다며 벌써부터 한숨만 짓고 있다.
한 빙어 낚시꾼은 “주말을 이용해 얼음낚시를 즐기려 저수지를 찾았는데 방류를 앞두고 주변에 안전사고 예방 차원의 현수막 하나 보지 못했다”며 “전국에서 강태공들이 찾는 곳인데 정작 저수지에서 얼음낚시를 하는 강태공들에게만 홍보지를 나눠 준 들 효과가 얼마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농어촌공사 진천지사 관계자는 “진천읍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얼음썰매장은 사전 보도자료를 통해 주민들에게 알렸다”며 “현장을 찾는 빙어 낚시꾼들에겐 금명간 현수막을 설치해 홍보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진천군 진천읍 건송리 일대에 1949년 축조된 백곡저수지는 1984년 미호천정비사업으로 유역면적이 넓어지면서 도내 188개 저수지 중 가장 많은 2150t을 담수 할 수 있다.
경철수 기자 cskyung74@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