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이하 대전예당)에 예정된 공연들이 클래식, 오페라 등 음악장르 일색으로 다양한 문화장르 제공에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
타 지역 문화예술공연장들이 자체 기획공연 구성 시 연극, 무용, 발레 등 다양한 장르를 골고루 편성하는 것과 달리 대전예당은 시민들의 문화생활 향유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6일 대전예당 기획공연 계획안에 따르면 올해 대전예당에 예정된 기획공연은 클래식·오페라 등 음악분야 64건을 비롯해 연극 10건, 무용 6건, 뮤지컬 3건 등 총 104건으로 음악장르가 차지하는 비중이 61.5%에 달한다.
지난해에도 대전예당의 기획공연은 음악장르가 47건에 이르는 반면 연극은 11건, 무용이 9건 등에 그쳐 '음악' 장르의 비중이 가장 컸다.
타 지역의 경우 서울예술의전당이 지난해 오페라·음악장르 12건, 연극 10건, 무용 8건, 발레 7건을 공연했고, 세종문화회관도 국악 7건, 합창 7건 등 음악 14건을 비롯해 공연 6건, 무용 2건 등으로 장르별 고른 분포를 보였다.
경기지역 역시 안산·의정부·성남 등 예당 3곳에서 열릴 올해 기획공연도 평균적으로 음악 5건, 연극 5건, 뮤지컬 4건, 무용 1건 등 다양한 장르가 골고루 배분돼 있다.
이에 대해 대전예당 측은 기획공연의 경우 예당 내 상주하고 있는 예술단체들의 공연을 위주로 편성하다보니 음악 관련 단체가 많아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대전예당 관계자는 “타 지역에 비해 대전지역이 음악 인재 인프라가 넓다보니 인프라가 약한 타 장르보다 음악 공연이 많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음악장르가 타 장르에 비해 공연준비 기간이나 리허설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공연 기획이 용이하기 때문이라는 게 대전예당 측의 설명이다.
대전예당 관계자는 "연극이나 타 장르는 리허설이나 무대 세팅 등의 공연 준비기간이 평균 5일이 걸려, 단시간에 공연준비가 가능한 음악장르보다 대관료 등의 부담이 커 대전예당에서의 공연을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전예당의 음악장르 공연 편중이 음악이 타 공연에 비해 수익이 높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실제 대전예당 관계자는 "한해 동안 제작비 대비 관객 수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년도 기획공연 일정을 구성하는 것"이라며 “관객수나 예매율을 감안해 일정부분 예당의 예산에 기여할 수 있는 공연을 주로 편성해야 하는 것도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목적 공연홀로 사용되는 대전예당이 시민들의 기호로만 맞춰질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