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문화재(근대문화유산)에 대한 관심 부족과 홍보 미흡으로 지역의 역사문화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충북도청 본관 건물은 문화재청 등록문화재(제55호)다. 하지만 충북도민들 가운데 도청 본관이 문화재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청주지역에는 8건의 등록문화재가 존재한다. 충북 전체로는 22건이다. 청주대성고등학교(옛 청주상고), 우리예능원, 주성교육박물관(옛 청주공립보통학교 강당), 대성여자중학교 강당, 옛 충북산업장려관, 충북문화관(옛 충북도지사 관사), 동부배수지 제수변실 등이 모두 등록문화재다.

등록문화재는 국보, 보물 등과 같은 지정문화재에 비해 역사가 짧고 아직도 사용되고 있는 경우가 많아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박물관에서 보는 갇힌 문화재가 아닌 시민들의 생활에 접해 있으면서 지역이 걸어온 길과 근대의 모습을 직접 보여 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등록문화재가 시민의 무관심과 당국의 홍보 부족으로 그 가치를 잃어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충북도지사 관사가 충북문화관으로 재탄생하면서 등록문화재의 방향을 보여 준 바 있다. 지난 해 9월 충북문화관으로 새롭게 태어난 옛 도지사관사는 현재까지 1만 15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 갔다. 과거 일부 사람들만이 출입할 수 있었던 곳이 시민의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충북문화관 손명희 담당자는 "이 곳은 등록문화재로 등록된 관사의 역사성 안에 현대의 문화를 접목시키면서 관람객에게 색다른 문화공간을 선사하고 있다"며 "이는 과거를 현재로 끌어 들여 그 안에서 미래를 창조해 가는 의미를 보여 주고 있다"고 말했다.

역사를 가진 고풍스런 관사가 잘 정돈된 정원에 자리 잡고 그 옆에 새로 지어진 전시장이 위치하면서 과거와 현재가 조화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손 담당은 “이곳은 관람객은 물론 인근 주민들에게 산책코스로도 인기가 좋다”고 덧붙였다.

이날 충북문화관을 찾은 윤수열(54·청원군 오창읍) 씨는 자녀들과 관사 내부의 전시실을 둘러봤다. 윤 씨는 "이 곳에 들어 오는 순간 마치 도심 속 공원에 온 느낌이 들고 관사가 주는 옛스러움이 마음에 들었다"며 "무조건 오래된 건물은 헐고 새 건물만 짓는 것보다는 옛 것을 잘 활용한다면 그 감동과 가치는 높아 질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시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아직 등록문화재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하지는 않았지만 이곳들을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에 대해 계속 고민 중”이라며 "등록문화재가 관광상품으로 개발된다면 시민들에 대한 홍보는 물론 관광객 유치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등록문화재는 역사·문화·예술 등 각 분야에서 기념이 되거나 상징적인 가치가 있는 것, 지역의 역사·문화적 배경이 되는 것, 기술발전과 예술적으로 시대를 반영하는 것 등을 선정·등록한 것으로 2001년 도입 이후 현재 전국에 총 535건의 등록문화재가 존재하고 있다.

이우태 기자 wtle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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