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부터 이전이 시작된 정부 세종청사의 실내공기에서 유해 물질이 다량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지난해 말 정부 세종청사 내 사무실의 공기 질을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새집증후군을 유발하는 주요 물질 중 하나인 총휘발성유기화합물 수치가 국내 권고 기준보다 평균 4~6배, 최고 10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특히 악취나 오존을 발생시키는 탄화수소화합물로 벤젠 등 일부는 발암물질로 분류되며, 피로감, 두통, 정신착란 등의 신경계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세종정부청사에 입주한 지 한 달이 된 부처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일반 사무실의 경우 새집증후군을 유발하는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이 입방미터 당 2050~3100마이크로그램으로 환경부의 국내 권고치를 4~6배 이상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장·차관과 1급 고위 공무원의 사무실에선 기준치의 최고 9~10배에 달하는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이 검출됐다.

이로 인해 공무원들은 세종청사 이전 이후, 일부는 심각한 두통과 호흡 질환 및 피부질환 등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충분한 환기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한데다 무리하게 입주를 진행한데서 비롯된 사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더군다나 유해물질 조기 배출을 위해 실내 온도를 30~40℃ 이상 높여 건조시키는 베이크 아웃(bake-out) 방식보다 환기를 해주는 플러시 아웃(flush-out)이 효과적이지만, 혹한이 이어지면서 근무중 환기를 시키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 문제의 심각성은 더해지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관계자는 "수시로 환기를 해주고, 바닥 카펫의 물청소를 자주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며 “밀폐된 곳은 별도의 공기청정기나 숯을 설치해 휘발성유기화합물을 제거·흡착하는 등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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