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지역정가가 대선 후 첫 전국 단위로 치러지는 내년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선거승리를 위해 여·야 모두 도지사와 통합청주시장 후보를 중심으로 인물영입에 나서고 있지만 사정이 녹록지 않다. 2010년 6·2지방선거와 2012년 4·11총선 결과로 볼 때 '인적 쇄신'이 승리 전제 조건이지만 영입대상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은 현역 프리미엄을 최대한 부각한다는 구상 아래 다소 느긋한 편이다. 도지사 후보는 민주당 소속 이시종(65) 지사가 6전 6승의 선거 전승을 기록하며 ‘선거의 귀재’로 통하는 만큼 재선 도전이 확실하다.
청주·청원통합의 1등 공신인 한범덕(61) 시장과 이종윤(62) 군수는 통합시장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누가 적임자인지 예측불허일 정도여서 내부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역 중심의 선거구도가 예상되는 민주당은 새누리당보다 인물 확보가 수월한 편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벌써 고민이 깊다. 6·2지방선거에서 3개 단체장만 당선되면서 '충북의 야당'으로 전락, 내년 선거에서는 인물영입이 최대 승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명박 정권에서 대표적으로 인사혜택을 누린 인물로 꼽히는 서규용(65)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도지사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남상우·한대수 전 청주시장은 통합시장 후보로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 줄곧 전폭적인 물갈이론이 대두해 온데다 현재 거론되는 인물로는 현역 단체장의 벽을 넘을 수 없다는 여론이 팽배해지면서 중량감 있는 새인물 영입에 나서고 있다.
막강한 저력을 가진 이 지사에 도전장을 던질 새누리당 주자로는 이기용(67) 충북도교육감이 가장 유력한 영입대상이다. 박경국 전 충북도 행정부지사(55·현 국가기록원장), 이승훈(58) 전 충북도 정무부지사(현 새누리당 청원군당협위원장), 김동연(56) 기획재정부 차관도 거론된다.
새누리당이 이 교육감을 영입대상 0순위로 꼽는 것은 3선 교육감으로서 교육계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등 인지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 교육감은 "남은 공직기간 충북교육을 위해 봉사한 뒤 공직을 접겠다"며 말을 아껴 출마 여부는 안갯속이다.
박경국 원장도 영입 우선 순위다. 그는 부지사 퇴임 전 인터뷰에서 “훗날 (나를) 필요로 하는 때가 있다면 진지하게 고민해 볼 것"이라고 말해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청원 출신의 이 전 부지사는 폭넓은 중앙인맥과 행정능력이, 음성 출신인 김 차관은 상고를 나와 차관까지 오르는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이들 모두 유권자가 가장 많은 청주와 아무런 연고가 없다는 점이 흠이다.
통합청주시장 영입대상으로 새누리당은 한민구(62) 전 합참의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청주·청원지역에서 자천타천 거론되는 인사들은 많지만 야당 현역 단체장들보다 인지도가 낮은 점을 고려하면 한 전 의장이 중량감 있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청주에서 태어나 순경 공채로 경찰에 입문해 치안감 자리까지 오르면서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되는 이금형(55) 경찰청 경무국장도 영입대상에 오르고 있다. 새누리당이 인물영입에 심혈을 기울이는 데는 참신하면서도 중량감 있는 인사의 영입에 실패하고 기존 인사들로 선거에 나설 경우 공멸이 불 보듯 뻔하다는 공감대가 크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낙선 등 기존 인물로는 내년 지방선거 승리가 어렵다 보니 연초부터 지역의 역량있는 인사를 영입하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면서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 만큼 당사자에 대해 접촉은 하지 않고 있다. 일정 시점이 되면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