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지방경찰청 조대현 수사2계장이 10일 대전 중구 선화동 충남경찰청에서 충남도교육청 장학사 선발시험 문제 유출 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
충남도교육청 소속 장학사의 교육전문직(장학사) 선발 시험문제 유출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문제가 된 장학사가 시험을 앞둔 교사들에게 시험문제 유출을 먼저 제안하고 뒷돈을 받아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 경찰이 수사대상자로 올린 인원만 최하 2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돼 충남도교육청 장학사를 비롯, 조직적 연루 의혹에 대한 파장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구속된 장학사 문제유출, 먼저 제안, 뒷돈 받아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충남지방경찰청은 10일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구속된 장학사 A씨가 돈을 건넨 B씨 등 일부 시험을 치른 이들에서 먼저 접근해 문제 유출을 먼저 제안하고 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6월 10일 충남교육청 주관 제24기 교육전문직(장학사) 공개 전형과 관련해 B씨 등 일부 시험 응시자들에게 접근해 문제 유출을 제안했다.
A씨는 논술시험이 실시되기 전인 7월 14일, 제안을 받아들인 B씨에게 논술 6문제를 전부 알려주고 28일 면접시험이 시행되기 전 면접문제 3문제를 모두 알려줬다.
A씨는 그 대가로 B씨에게 현금 20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경찰은 장학사 A씨가 찍어준 논술문제 등이 시험에 그대로 나왔다는 모 교사의 진술을 확보해 유출 경로를 확인 중이다.
◆경찰 수사대상자 20명, 조직적 범죄, 연루 의혹, 파장 어디까지…
이와 함께 경찰은 “이 사건에 연루돼 현재 조사를 벌이고 있는 장학사 및 관련 인원만 2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A씨를 비롯해 장학사들의 문제 유출이 조직적으로 이뤄졌음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실제 경찰에 따르면 수사대상자 20명 가운데 15명이 당시 시험을 치른 교사들이고 나머지 5명은 장학사 등 시험문제 출제와 관련된 이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더 많은 교사와 장학사들이 이번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뜻이다.
경찰은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와 구속된 A씨의 속칭 ‘대포폰’ 통화내역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연루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장학사 시험지 유출에 조직적으로 가담했는지를 조사하고 있으며, 조만간 당사자들을 소환해 조사한 뒤 늦어도 다음 주 초까지 신병 처리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시험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없던 A씨가 시험문제를 입수한 경로와 A씨가 받은 돈의 흐름을 추적해 대가를 주고 시험문제를 입수한 뒤 합격한 교사들에 관해서도 소환 조사를 병행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문제가 유출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일부 합격자 가운데 A씨의 제안을 받고 거절할 경우 시험에 떨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에 어쩔 수 없이 제안을 수락한 합격자가 경찰에 자수할 경우 관계기관과 협의해 최대한 선처하겠다”고 밝혔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