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교육청의 교육전문직(장학사·교육연구사) 시험문제 유출 비리는 충격적이다. 그동안 말로만 떠돌던 교육전문직 시험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수사가 진행될수록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다. 시험문제를 주고받는 대가로 수천만원의 금품이 오간 사실이 확인됐다. 구속된 장학사는 범행을 숨기기 위해 속칭 대포폰을 이용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충남교육청이 사과 담화를 발표하고 재발방지책을 내놨지만 파장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충남경찰청은 수천만원 상당의 돈을 주고 교육전문직 시험에 응시해 합격한 40대의 교사를 뇌물공여 및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어제 구속했다. 구속된 교사는 충남교육청 주관 제24기 교육전문직 공개 전형에서 논술문제 6문제, 면접문제 3문제를 2000만원을 주고 건네받은 혐의다. 시험문제 출제위원은 독극물을 마시고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경찰은 앞서 이 교사 등에게 시험문제를 알려주고 돈을 받은 또 다른 40대의 장학사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은 현재 금품수수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문제의 장학사가 시험에 합격한 다수와 대포폰을 이용해 통화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장학사 시험 응시자에게 직접 연락을 취했다고 한다. 일부 시험 응시자는 그의 제안을 거절할 경우 불이익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말려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 수사선상에 오른 인물만 20여명이나 될 정도로 광범위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빈틈없는 수사로 교육계의 검은 비리를 뿌리 뽑아야 마땅하다. 경찰은 구속된 장학사가 문제 유출을 주도한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가 시험문제를 유출할 위치에 있지 않다는 점에서다. 그렇다면 이들 말고도 비리 연루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비리는 중등 장학사 선발시험에서 불거졌다. 중등과 초등 출제위원이 같아 초등시험까지 수사가 진행될지도 지켜볼 일이다.

충남교육청은 이번 비리 파문과 관련 어제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해 참담하고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도민과 교육가족에게 깊이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특별 담화문을 발표했다. 자체 감사를 벌이고도 실태를 파악하지 못한 교육청은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교육전문직 시험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전제되지 않는 한 비리는 재발할 소지가 있다. 충남교육청은 외양간을 단단히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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