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 본인이 별도로 부담해야 하는 '비급여 진료비'가 병원마다 제각각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빅5병원의 비급여 진료비는 비수도권병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는 한국소비자원은 전국의 44개 상급종합병원에 대한 '비급여 진료비' 조사 결과를 9일 홈페이지(www.hira.or.kr)에 공개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비급여 항목은 △상급병실료차액 △초음파진단료 △양전자단층촬영료(PET) △캡슐내시경검사료 △교육상담료 △제증명수수료 등 6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이번 조사결과, 상급종합병원에 따라 1인실은 최소 8만원에서 최대 48만원까지 6배, 2인실은 최소 5만원에서 최대 21만 5000원까지 4.3배 차이를 보였다. 또 초음파진단료의 경우 갑상선 부위는 최소 9만원에서 최대 20만 2000원까지 2.2배, 유방은 최소 7만 4900원에서 최대 21만 3000원까지 2.8배 차이가 났다.
무엇보다 빅5병원의 비급여 진료비는 충남대병원 등 비수도권 병원에 비해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실제 상급병실료차액을 보면 빅5병원의 1인실은 20만~48만원, 2인실 10만 2000~21만 5000원, 3인실 9만 9000~13만 5000원, 4인실 3만 8000~11만 8000원인 반면 충남대병원은 1인실 15만~18만원, 2인실 8만~10만원, 4인실 5만원 등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초음파진단료의 경우 빅5병원의 갑상선검사는 16만 2000~18만 2000원, 유방검사는 16만 1000~19만 4000원을 기록한 반면 충남대병원은 각각 10만~13만원에 그쳤다.
이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은 "대학병원의 비급여 진료비 차이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며, 그동안 국회 국정감사나 시민사회단체의 조사 등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면서 "일부 병원들은 '의료서비스의 질적 수준과 환자에 대한 케어 정도에 따라 비용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바와 같이 지나친 가격 차이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번에 조사 결과를 공개한 심평원도 특정 병원의 문제를 들추기보다는 여러 대학병원의 비급여 진료비를 비교 공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병원간 가격인하 경쟁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 및 의료기관의 선택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이번에 공개를 결정하게 됐으며, 연내 MRI, 임플란트 등까지 공개항목을 늘리고, 대상기관도 상급종합병원에서 종합병원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