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학자금 대출 금리가 대폭 인하됐지만 일부 대학생들에게는 여전히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다. 기존 홍보부족으로 제2금융권에서 고금리 학자금 대출을 받은 대학생이 생활고로 인해 연체를 했을 경우 저금리 학자금 전환대출 길은 사실상 막혀 정부당국의 제도보완이 요구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장학재단은 9일부터 2013학년도 1학기 학자금 대출과 생활비·전환대출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대출금리는 2.9%로 확정돼 지난해 학자금대출 금리 3.9%보다 1%p 인하됐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금리는 지난 2009년 1학기 7.3%에서 2010년 1학기 5.7%로 내렸고, 2011년 1학기에는 4.9%로 떨어져 점차 인하하고 있다”며 “또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올해 1학기 실질금리는 거의 제로수준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금리로 학자금 대출을 받아 이자폭탄에 허덕이는 대학생들은 이 소식이 반갑지 않다.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정부에서 대학생 전환대출을 시행하고 있지만 연체경험이 있는 대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돼 전환대출은 이들과는 크게 동떨어져 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약 11만명으로 추정되는 고금리 대출 대학생의 2.3%에 불과한 2500여 명만 전환대출의 혜택을 받는 데 그쳤다. 이러한 전환대출 실적이 저조한 데는 대학생 연체자들의 규모를 정부당국이 파악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대학생 전환대출은 신청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90일 이상 연체가 없는 고금리 대출 대학생만 가능하지만 장기연체 대학생들이 상당수라는 것이다. 고금리 학자금 대출은 받은 지역 대학생들은 이번 정부당국이 대학생 학자금 대출 금리 대폭 인하에 대해 쓴소리를 내뱉고 있다.

지역 사립대 3학년에 재학중인 김모(24) 씨는 “최근에는 학자금 대출제도가 너무 좋아져 높은 대출이자를 내지 않고 생활비 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이 제도 시행이전 고금리 대출을 받은 학생들 가운데는 까다로운 제약조건으로 전환대출도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수”라며 “제2금융권에서 대출받은 대학생들 상당수가 전환대출을 신청하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는데도 정부는 이를 외면하는 모양새”라고 씁쓸한 심정을 토해냈다.

이에 대해 정부당국은 장기간 연체 대학생들에게 전환대출을 용인해 주면 도덕적 해이 등 각종 부작용이 양산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해 고금리 학자금 대출연체자들의 박탈감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전홍표 기자 dream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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