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새로 산 구입자들의 신규 차량등록이 새해 들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차를 구입한 사람들이 중고차 시세 등 차량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에 연식이 크게 작용하는 것을 의식한 나머지 차량 등록을 미뤘다가 새해 들어 대거 등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부 차량 구입자들은 차량 등록이 늦어질 경우 과태료를 감수하면서까지 해를 넘겨 등록하고 있다.
대전시 차량등록사업소에 따르면 올해들어 최근 4일간 신규 차량등록은 모두 2161건으로, 지난해 마지막 날을 기점으로 지난 4일의 573건과 비교해 무려 1588건이 폭증했다. 날짜별로는 12월 26일 146건, 27일 130건, 28일 139건, 31일 158건에 불과했던 것이 새해 들어 1월 2일 886건, 3일 573건, 4일 490건, 7일 212건 등으로 2배에서 8배까지 증가했다.
연초에 신규 차량등록이 급증하는 이유는 바로 차량 연식 때문이다. 중고차 시장에서 차량 연식에 따라 수십만∼수백만원의 가격 차이가 나면서 지난해 말 신차를 구입한 차주가 차량등록을 미루다 해를 넘겨 등록하는 일이 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이뤄진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영향도 연초 신규 차량등록이 급증하는 또 다른 이유로 손꼽힌다. 정부의 자동차 소비세 인하 정책이 12월 31일자로 종료되면서 소비세 혜택을 받기 위해 연말에 서둘러 자동차를 구매한 뒤 해를 넘겨 차량등록을 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차량 구입자들은 등록지연에 따른 과태료 부과를 감수하면서까지 해를 넘겨 신규 차량등록에 나서고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차량구입 후 임시차량 등록기간 10일을 넘겨 차량등록을 하지 않으면 5만원 상당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신차를 구입한 운전자들의 신규 차량등록이 연초에 몰리면서 차량등록사업소의 업무는 마비 직전이다.
업무 폭주로 평소 10여 분이면 충분했던 민원처리 시간도 30분을 넘기고 있고, 직원들은 손이 모자라 점심시간에도 업무를 계속하고 있는 실정이다.
8일 대전시 차량등록사업소에 서 만난 한 시민은 “지난해 연말에 차를 산 뒤 오늘 등록을 하러 왔다”며 “과태료를 내야 하지만, 훗날 중고차 가격을 생각하면 과태료를 부담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차량등록사업소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 심한 것 같다”며 “연식이 중고차 시세에 영향을 미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