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 충북체육상시상식'이 7일 청주 명암타워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최우수단체상을 수상한 충북육상마라톤의 이종찬 육상연맹부회장, 단체부문 최우수 검도 유현지, 이시종 충북체육회장, 체급부문 최우수 레슬링 최재민, 기록부문 최우수 골프 김남훈.

충북도체육회 제공

 
 

연말연시에 치러진 충북지역 도 단위 체육단체들의 시상식 장소가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충북적십자사 회장 선출을 놓고 벌어졌던 파문의 불똥이 체육계로 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충북도체육회는 7일 청주 명암타워에서 ‘2012 충북체육회시상식’을 개최했다. 이에 앞서 충북도생활체육회는 지난달 21일 ‘2012 충북생활체육유공자시상식’을, 충북도장애인체육회는 같은달 11일 ‘2012 충북장애인체육상시상식’을 역시 명암타워에서 열었다.

도 단위 체육단체들의 시상식 개최장소가 새삼 관심거리가 된 것은 지난해 청주 선프라자컨벤션센터에서 시상식을 개최했던 세단체가 공교롭게도 이번엔 일제히 장소를 명암타워로 옮겼기 때문이다.

선프라자컨벤션센터의 소유주 K씨는 2009년까지 한 가맹경기단체장을 맡으면서 충북체육회 이사로 활동해 왔다.

평소 체육계 전반에 폭 넓은 인맥과 함께 충북체육회관 및 주요 관공서와의 접근성 등 때문에 대부분의 체육행사를 도맡아 왔다.

도 단위 체육단체들의 시상식 장소변경이 의심의 눈초리를 사는 것은 K씨가 최근 충북적십자사 회장 파문을 놓고 충북도와 사이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충북도는 이시종 지사가 추천한 남기창 전 청주대 교수 대신 성영용 회장이 선출된 것을 K씨가 주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물론 각 체육단체들은 충북도와 K씨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시상식 장소를 옮겼다는 것을 부인하고 있다. 충북도체육회 관계자는 “예약상황이 맞지 않았다”고 했고, 충북도생활체육회 관계자는 “메뉴와 단가가 예산과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충북도장애인체육회 관계자 또한 “지난해 소규모 행사를 명암타워에서 해 보니 시상식 장소로 적절한 것 같아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체육계 고위관계자는 “체육회, 생활체육회, 장애인체육회가 전적으로 충북도에 예산을 의지하는 상황에서 충북도에서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는 장소에서 시상식을 개최하는 것이 눈치가 보였을 것”이라며 “충북도에서 행사장소를 놓고 가타부타 했을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체육단체들이 알아서 지난해와 다른 장소를 고르다 보니 인근에 위치한 명암타워로 일제히 옮겼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K씨는 “충북체육상 시상식이 열린 7일에는 아무런 행사도 없었다”며 “충북적십자사 파문에 연루됐다는 소문이 있는 것은 알지만 오히려 남 전 교수가 선임돼야 한다고 주장했었는데 억울한 면이 있다”고 밝혔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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