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정부의 정책적인 밑그림을 그리는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본격 출범하면서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논의에 탄력이 붙을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특히 정부에서 운용할 전반적인 금융정책의 기조가 인수위에서 다뤄지는 만큼 지방은행 설립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 방향이 수립될 수 있도록 지역의 역량을 모아 치밀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박근혜 정부에서 지방은행 설립 가능성은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전국 및 지역공약에 지방은행과 관련된 내용은 들어가 있지 않은 상태. 지역 정치권과 자치단체들이 대선 공약화를 추진했지만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합당하면서 양당 대표가 서명한 정책합의문에는 '대전·충청, 강원지역의 경제 활성화와 금융불편 해소를 위해 지방은행 설립 등 금융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다'고 명시됐다. 당 차원에서 지방은행 설립을 약속한 셈이다.

실제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가 “지방은행 설립 건은 타당성이 있는 문제로 대선공약에 명시하기는 어렵지만 지역의 요구사항 및 선진당과의 합당 시 정책합의로 약속한 사항임을 감안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어 금융정책 수립 과정에서 지방은행 설립에 대한 검토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에서는 내부적인 검토를 통해 충청권에 지방은행 설립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청권은 지역경제 성장률과 여신 증가율이 타 지역에 비해 높고 정부기관의 세종시 이전 등을 감안할 때 타당성이 인정된다는 것이다.

반면 충청권과 마찬가지로 지방은행 설립 논의가 활발한 강원권은 경제 성장률과 여신 증가율 등을 감안할 때 추진 여건이 미흡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차기 정부의 경제방향과 금융정책 수립 과정에서 지방은행 설립에 대한 어떤 판단을 내릴 지가 설립 여부를 가늠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향후 추진 방향과 움직임은

대전시는 충청권 자치단체, 경제인 등과 공조해 지방은행 설립이 차기 정부의 국정사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총력을 경주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7일 지역현안 실무추진단 회의를 가진데 이어 내달 대통령직 인수위를 직접 방문해 정책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역 경제계 인사들도 인수위를 직접 찾아 지방은행 설립 필요성을 건의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관(官) 주도가 아닌 민간경제계 위주로 지방은행 설립이 추진된다. 올해 상반기에 상공회의소 주축으로 경제계 중심의 충청권 협의기구를 구성해 지방은행 설립 주체와 방식 등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켜 하반기에는 가칭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준비위원회'를 구성, 발족시킬 예정이다. 이는 지방은행은 경제의 영역으로 상공회의소 주축으로 경제계가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어떻게 추진돼 왔나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논의는 지난해 비수도권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시작됐다.

특히 지방은행이 있는 지역은 중소기업 대출비율이 50~60% 대에 달하는 반면, 대전과 충남은 이보다 낮은 43%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라는 점도 설립 논의에 불을 붙였다. 이후 대전시·충남도·세종시·충북도가 공조체제를 구축, 설립 논의를 진행했고 충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79%가 찬성 입장을 밝혀 탄력을 받았다.

시 관계자는 “충청권은 경제규모에 비해 금융부문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중소기업 대출 등 실물경제 부문과 연계가 미흡하고 역외로 자금이 유출돼 지역밀착 금융의 필요성이 높다”며 “새로운 정부에서 지방은행 설립에 유리한 방향으로 금융정책 환경이 조성될 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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