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부터 대전지역의 택시요금이 2800원으로 인상됨에 따라 법인택시 기사들과 택시를 자주 이용하는 승객들이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택시요금을 인상할 경우 승객은 승객대로 요금 부담을, 법인택시 기사는 요금 인상에 따른 승객 감소와 회사에 납부하는 사납금 인상의 이중고를 걱정하고 있다.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지역의 택시 기본요금이 15일부터 현행 2300원에서 2800원으로 500원 인상된다. 시는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및 소비자 물가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택시업계의 경영 개선과 운수 종사자의 처우개선을 위해 기본요금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시가 택시요금을 인상한 것은 2008년 11월 이후 4년 2개월 만이다. 또 추가운임은 주행 이후 153m당 100원에서 140m당 100원으로, 시간운임은 36초당 100원에서 34초당 100원으로 조정된다.

다만, 심야(자정~오전 4시)와 사업구역을 벗어나 운행할 때의 할증은 현행과 마찬가지로 20%를 유지하고, 심야에 사업구역을 벗어나 운행할 때에 복합할증은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시의 택시 기본요금 인상 계획이 발표되자 경영난을 겪고 있는 택시회사들과 개인택시 기사들은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이용부담이 가중되는 승객들과 법인택시 기사들은 벌써부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법인택시 기사들의 경우 벌써부터 택시회사의 사납금 인상과 승객 급감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택시 기본요금이 오르면 그만큼 하루에 벌어들이는 수익이 늘어나게 되고, 따라서 택시회사에 내는 사납금도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법인택시 기사는 “사납금도 걱정이지만 승객이 줄어드는 것도 걱정”이라며 “택시요금 인상 직후 승객들이 이용부담 증가로 택시타기를 꺼렸던 전례와 택시요금 인상으로 인해 승객이 급감했다는 다른 시·도의 사례를 봤을 때 이중고를 겪게 될 것이 뻔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법인택시 기사는 “요금이 오르면 택시기사들의 수입이 늘 것처럼 보이지만, 승객 급감과 오르는 사납금을 생각하면 수익이 오히려 줄어드는 꼴”이라고 말했다. 택시를 자주 타는 승객들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택시를 자주 이용한다는 한 시민은 “직장 특성상 오후 11시가 넘어서 퇴근하는 경우가 다반사라 택시를 자주 이용하는데 요금이 오른다고 하니 교통비 걱정에 한숨만 나온다”고 했고, 또 다른 시민도 “시와 택시업계의 사정은 이해하면서도 너무 많이 오른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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