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 카드사들이 대형 할인점과 항공, 통신 요금 등의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서민들 주름이 깊어질 전망이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국민·롯데·현대·하나SK·비씨카드 등 대형 카드사는 최근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인 대형 할인점과 백화점, 면세점, 항공사, 통신사, 온라인쇼핑몰, 보험 등의 무이자 할부를 전격 중단했다.
현재 삼성카드와 씨티카드만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들마저도 내달부터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중단키로 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무이자 할부 서비스 중단은 금융당국의 결정 때문이다.
올해부터 개정, 시행되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대형 가맹점이 판촉행사 비용의 50%를 초과하는 비용 부담을 요구해서는 안된다. 지금까지는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의 대형 가맹점에는 카드사들이 그동안 무이자 할부라는 상시 이벤트를 통해 전액 부담해 왔다.
문제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대부분 서민들이 이용한다는 점에 있다. 한 가구당 20여만원에 달하는 통신비와 수백만원에 달하는 항공료 등을 일시불로 결제하는 고객은 흔치 않다.
또 백화점 대부분 고객들도 10만원이 넘어가는 상품은 무이자 할부를 이용하고 수십만원에 달하는 자동차보험료도 일시불로 내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대형 할인점 결제뿐 아니라 통신요금, 보험료 등에 목돈 마련이 쉽지 않은 서민층 고통은 가중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김호종 금융감독원 팀장은 “대형마트와 같은 대형 가맹점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중소가맹점에 비해 낮은 수수료를 부담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카드사는 또 고비용 마케팅을 통한 카드남발, 무리한 외형확대 경쟁을 해왔고 소비자들 역시 카드를 남용해 왔다. 이에 가맹점들의 수수료 부담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이어 “당장은 소비자들이 불편하겠지만 이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수수료체계로 가는 과정으로 봐야한다”며 “대형마트와 카드사, 소비자들 모두가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호창 기자 hclee@cctoday.co.kr
원승일 기자 won@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