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과 한파 등 기상악재로 겨울 채소값이 들썩이면서 서민가계 식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계속된 한파 영향으로 깻잎과 오이 등 주요 시설채소들이 생육부진에 따른 생산량 감소를 겪은데다 폭설피해까지 겹치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기준 당근(1㎏) 소매가격은 5709원으로 일주일전(4674원)보다 22.2%, 한 달전(3898원)보다는 46.5% 올랐고 평년(2732원)과 비교해서는 무려 109.0% 폭등했다.

오이(10개)는 1만 2022원으로 일주일전(1만 421원)보다 15.4%, 한 달전(7301원)보다는 64.7% 올랐고, 평년(8005원) 대비로는 50.2% 급등했다. 이와 함께 식탁에 자주 오르는 깻잎(57.1%)과 상추(37.7%), 배추(51.2%), 시금치(33.5%) 등도 전월대비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서민가계를 옥죄고 있다.

게다가 지난달말 대통령선거가 끝나기 무섭게 생필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고 있어 각 가정의 식품비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곡물가 상승 영향으로 인상 압박을 받아온 두부와 콩나물 가격은 대선 직후 업체에 따라 7~10% 가격이 올랐고 밀가루 가격 역시 많게는 10%까지 올랐다.

여기에 서민의 대표 술인 소주 가격마저 최근 인상러시가 이어지고 있고 참치캔 역시 업체별로 가격을 인상했으며 소금과 조미료 가격도 6~7% 가량 인상됐다.

수산물 가운데서는 어획량이 감소한 갈치(1마리) 가격이 지난해 5620원에서 8963원으로 59.5% 급등했고 러시아와의 어업분쟁 여파로 생태 등 다른 수산물 가격도 조만간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주부 박모(40·대전시 대덕구) 씨는 “대선이 끝나자 마자 식품업체들이 슬그머니 가격을 올렸고 연초부터 채소값은 폭등해 장보기가 겁난다”면서 “곧 있으면 공공요금도 오른다는데 늘어난 식료품비를 도대체 어디에서 빼서 쓸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역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잇따른 태풍으로 노지재배 채소의 파종이 늦어진데다 폭설과 한파가 겹치면서 겨울 채소값이 급등하고 있다"면서 "가공식품이나 농수산물 등은 한번 가격이 오르면 잘 떨어지지 않아 이 같은 가격 강세는 당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환·원승일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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