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도청 직원들이 새로운 도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충남도와 충남도의회가 2일 내포신도시 이전 후 새해 시무식과 함께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아직도 내부 공사가 한창이며 편의시설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고, 교통망도 부족해 우려했던 출퇴근길 혼잡이 예상된다. 이미 도의 업무는 시작했지만, 이 같은 문제점들로 업무 안정화까지는 상당 부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첫 출근길 어땠나

도청 직원 80% 이상은 대전이 본 주거지이다. 대전에서 내포 청사로 출근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이미 도청주변에 아파트를 얻거나 전·월세 원룸에서 출퇴근하는 공무원도 있지만, 아직 정주 여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탓에 ‘일단 출퇴근해보자’라는 움직임이 더 많다. KTX가 아직 내포까지 연결되지 않은 탓에 공무원들은 도청에서 마련한 출퇴근 버스를 이용하는 게 대부분이다. 시외버스를 타고 홍성터미널로 이동하거나 자가용을 이용하는 공무원도 적지 않다. 하지만 첫날부터 공무원들은 한숨만 연신 뿜어댔다. 새벽 4시부터 분주하게 움직여야 간신히 도청 출·퇴근 버스(오전 6시 20분)를 탈 수 있기 때문이다. 도청 출퇴근 버스는 대전 구도청과 진잠동, 평송수련원, 월드컵 경기장, 갈마아파트, 노은역에서 출발한다. 이른 시간에 정류장까지 가기 위해선 공무원들의 발길이 바쁠 수밖에 없다. 겨울철 폭설이라도 내렸다간 버스를 놓치기에 십상이다는 게 출퇴근 공무원의 설명이다.

도 관계자는 “출퇴근 공무원이 생각보다 많다”며 “너무 피곤하다. 업무의 안정화와 효율이 급격하게 떨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새해 첫 출근날 내포 청사에서는 인근에서 출근하는 길도 만만치 않았다는 공무원들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공사와 초행길이어서 길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다 눈이 온 뒤 제설 작업 미흡으로 빙판길 사고 위험이 도사리기도 했다.

◆어수선한 각 실·국 사무실

“업무에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무엇부터 해야 할지 감이 오질 않네요.”

오전 9시 도청 시무식이 끝난 뒤 각 실국 공무원들은 어수선함을 금치 못했다. 도청사 내부공사가 여전히 ‘작업 중’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배선 작업부터 어수선한 사무실 환경까지. 서류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데다, 통신 시설도 ‘먹통’이 태반이어서 직원 간 소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도청사는 4개 동이 지하로 모두 이어져 있는 형태로 구성됐다. 도청사(이하 2층, 지상 7층)가 중앙에 위치한 가운데, 정면 좌·우측에 도의회(지하 2층, 지상 5층)와 별관(지하 2층, 지상 3층)이 마주 보고 있다. 문예회관(지하 2층, 지상 2층)도 좌측에 있다. 도청사는 ‘ㄷ’자 복도 형태로 이어져 이동이 편리하기는 했지만, 이전 초기에 복도가 길다 보니 사무실이나 길 찾기가 쉽지 않았다. 도청사 구석구석 공간이 애매하게 남아 활용하기 까다로운 곳도 즐비하다.

도청 A 직원은 “사무실 내부 위치 표시가 적혀있는 곳이 중앙뿐이었다”며 “사무실을 찾는 데 3층과 4층 오가기를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편의시설 부족과 부실 시설 우려

가장 불편한 점은 편의시설 이용이었다. 기존 구청사는 주변에 온통 식당가와 편의시설이 몰려있었다. 하지만 도청사 주변 식당 등이 전혀 없어 공무원들이 구내식당에만 몰리다 보니 점심시간에 극심한 혼잡 상태를 빚기도 했다. 점심을 구내식당에서 해결하기 위해선 족히 30분은 줄을 서야 한다. 도청 한 공무원은 “무조건 구내식당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점이 매우 불편한 것 같다”며 “점심을 먹기 위해 홍성이나 예산까지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큰 규모에 비해 화장실 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고, 일부 사무실 천장은 시설물 부실 공사로 재보수를 요구하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지하 주차장은 수평을 제대로 이루지 못해 물이 고인 곳도 적지 않았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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