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았지만 영하 10도를 넘는 한파에 경기침체·고유가까지 겹치면서 '겨울풍속도'가 변하고 있다. 시내버스 출·퇴근족(族)이 크게 늘었고 젊은이들까지 겨울내의 입기에 동참하고 있다. 예년에는 쉽게 보지 못했던 신(新)풍속도다. 또 사무실 등이 실내온도를 20도 이하로 낮추는 등 절전대책에 들어가면서 각종 방한용품 착용도 크게 늘고 있다.

# 1. 청주의 한 대학에 근무하는 김 모(45)씨는 최근 시내버스 이용자가 됐다. 월요일 자신의 승용차로 출근한 후 금요일까지는 차를 세워둔 채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연말연시다 보니 저녁약속도 많고 또 눈 등으로 인해 도로 곳곳이 미끄러워 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시내버스족이 된 것이다. 김 씨는 오히려 차에 대한 부담이 없어지면서 생활이 홀가분해졌다고 말했다.

김 씨는 "치솟은 기름값에 사실 차량유지가 부담스러웠는데 대중교통도 이용하고 운동도 하고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김 씨는 "겨울이 지나도 계속해서 시내버스를 이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2. 대학생인 이 모(22) 군은 최근 '발열내의'를 구입했다. 젊은이들이 동(冬)내의를 입는 일은 흔치 않지만 최근 분위기가 바뀌었다. 워낙 추위가 오래 지속되는데다 동내의 등 제품들의 인기가 크게 높아진 탓이다. 얼마 전 발열내의 할인행사를 벌인 한 매장의 경우 구매자가 크게 몰려 곤혹을 치른 일도 있었다.

이 군은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발열내의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며 "예전에는 내의를 입는 일이 창피했지만 지금은 하나의 문화(트렌드)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이렇듯 한파와 경기침체가 겨울문화를 바꿔놓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사무실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한파가 이어지면서 사무실에서 무릎 담요, 털 슬리퍼 등 온도를 높여 주는 용품의 인기가 높아진 것이다. 에너지 정책에 따라 이달 초부터 내년 2월 말까지 대형건물과 공공기관의 실내 난방온도를 20도 이하로 제한하는 조치가 시행된 영향이다.

청주의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최근 개인 난방용품 매출이 크게 높아졌다. 사무실에서 사용 가능한 개인용 온열기기의 수요도 급증했다. 크기가 작아 사무실 책상 주변에 놓고 사용할 수 있는 미니 히터기, 온풍기가 최근 크게 인기를 끌며 지난 해보다 매출이 2배 가량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의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한파 등으로 워낙 전력수요가 많다 보니 절전 특별대책에 나서고 있다"며 "기관을 찾는 민원인들로부터 실내온도가 너무 낮다는 불평도 많이 듣고 있다"고 말했다.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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