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초 충북 택시요금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올 들어 청주시에 접수된 교통 불편 민원의 대다수가 택시 인 것으로 조사돼 요금 인상과 비례하는 서비스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요금은 오르지만 서비스는 제자리 걸음

주부 최모(45·청주시 용암동) 씨는 지난 26일 오후 백화점에 가기 위해 아들과 함께 택시를 탔다. 평소 같으면 버스를 탔겠지만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택시를 잡았다. 그러나 잠시 후 택시가 최 씨를 내려준 곳은 백화점에서 한참 떨어진 골목길이었다. 행선지가 잘못됐다고 항의하자 기사는 “백화점 앞은 차가 밀려 갈 수 없으니 여기서 내려 걸어 가라”고 오히려 윽박질렀다.

청주시에 따르면 올 들어 12월까지 전화와 이메일 등으로 접수된 교통 불편 민원은 3400여 건이다. 이 가운데 택시 관련 민원이 2400여 건으로 80%를 차지했다. 승차거부가 가장 많고 불친절, 부당요금 징수 등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도 시내 주행 시 시외 미터기를 작동시켜 부당 요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그동안 요금인상 요구와 함께 서비스를 개선하겠다던 업계의 주장과는 달리 택시 관련 교통 불편 민원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시는 교통 불편 민원 접수 시 해당 운수 회사와 기사에게 경위서 제출을 요청하고 부당운임 20만 원, 미터기 미사용 40만 원 등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불편 민원의 대다수인 불친절에 대해서는 해당 회사 운수종사자에 대한 소양교육 강화 지시에 그치는 등 근본적인 서비스 개선은 미흡한 실정이다. 택시업계는 몇 년 전 일부 종사자들의 범법행위와 불법행위로 신뢰를 잃은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한때 자정결의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업계는 친절운동, 승차거부·합승행위 등을 근절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개선된 것은 없었다.

◆무한 서비스 정신만이 소비자 욕구 충족

반면 한국인이 운영자로 최고의 친절택시로 알려진 일본 MK택시는 승객의 안전과 서비스를 최고의 가치로 삼는다. 2주간의 교육을 받은 뒤 현장에 투입되는 신입 기사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회사는 운수종사자들에게 단순한 택시기사가 아닌 최고의 서비스맨이 돼 줄 것을 요구한다. 이 때문에 이들의 교육은 당연히 승객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를 들어 이들에게 인사와 안전벨트 안내는 기본이다. 손님 승차 시 머리를 다치지 않게 다른 손으로 문 위를 잡고 뒷문을 열어주기도 한다. 도착 후 뒤로 돌아가 문을 연 뒤 잃어버린 물건은 없는지 묻는 것도 MK 택시만의 대표적인 서비스다. 지난 10월 청주의 한 대학을 방문해 특강을 펼친 MK 그룹 유태식 부회장은 “지독하리만큼 철저한 서비스만이 다원화된 소비자의 욕구를 채워 줄 수 있다”며 “한국 택시업계는 요금인상보다 근본적인 서비스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문가들도 버스와 함께 대표적인 시민들의 교통수단인 택시서비스의 고급화를 촉구하고 있다. 한국교통대 교통사회시스템공학과 이호식 교수는 “갈수록 악화되는 택시업계의 경영수지와 근로환경이 서비스 질적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며 “근로환경 개선과 내실 있는 경영 개선으로 택시서비스 고급화를 실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노동집약적 산업형태 및 규모의 영세성은 근로의욕 저하를 불러와 부정적 이미지만을 고착시킨다"며 “택시 경영실태 자료의 투명성 확보와 불친절 업체에 대해서는 과감한 퇴출 기준이 설정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끝>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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