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큰 기부’를 통해 불우이웃을 돕는 개인과 법인들이 세간에 회자되면서 칭송을 받기도 하지만 소소한 정성으로 꾸준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이들이 있어 매서운 한파를 녹이고 있다. 녹록치 않은 삶을 살면서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는 이들이 있어 화제다.

올해 74세를 맞은 김모(대전시 동구·여) 할머니는 지난 2006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77회에 걸쳐 1만 원의 기부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보내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김 할머니는 지난 2006년 간암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치료비가 부족해 난감한 상황에 빠졌지만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전지회를 통해 긴급지원 의료비로 200만 원을 지급받아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김 할머니는 아직까지도 간경화로 서울대학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고 있지만 치료비를 구할 수 없어 막막했던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나눔의 정의를 다시 내리게 됐다고 말한다.

김 할머니는 “병에 걸렸다는 사실도 무서웠지만 치료받을 돈이 없어 막막했던 상황에서 다른 이들의 힘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어 지금까지 살 수 있는 것”이라며 “누구의 힘인지도 모르는 200만 원을 꼭 갚고 싶어 많지는 않지만 월 1만 원으로 누군가 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돕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최근 모금회 충남지회에 공주환경미화원 78명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성금 300만 원을 기탁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들 환경미화원은 지난해 500만 원을 기부한 데 이어 올해에도 성금을 기탁하며 나눔문화를 실천하고 있다.

이들은 “미관 상 아름다운 공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우리들의 목표는 마음까지 깨끗한 공주를 만드는 것”이라며 “다들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남을 도울 수 있다는 데 감사한 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충남 논산의 강경 젓갈시장의 한 상인은 전세살이를 하면서 연 2000만 원을 기부해 어느새 1억 원이 넘었다는 이야기나 한 어민이 자신이 직접 잡은 2500만 원 상당의 멸치를 매년 현물로 기부한다는 이야기 역시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나눔 실천의 미담이다.

이들 기부자의 공통적인 나눔정신은 ‘있어서 남는 것을 나눈다’가 아닌 ‘있는 만큼에서 내 것을 나눈다’는 것이다.

이들과 같은 기부자들이 여전히 사회 곳곳에 존재하기에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지금도 나눔을 위한 열기가 뜨거운 것이라는 게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전·충남지역에는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는 가운데에도 나눔을 위한 손길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전지회와 충남지회 관계자는 “‘희망 2013 나눔캠페인 사랑의 온도탑’은 27일 현재 전국 55.4℃로 목표 모금액인 2760억 원 중 1478억 원을 달성 중”이라며 “대전은 목표 모금액 38억 5300만 원 중 19억 3133만 원이, 충남은 88억 5600만 원 목표에 57억 원이 모금돼 사랑의 온도탑이 각각 50.1℃, 64.3℃까지 올라 있어 캠페인이 끝나는 내달 말에는 목표치인 100℃를 충분히 넘는 것은 물론 지난해보다 더 많은 모금액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작은 정성이라도 많은 마음이 모일수록 더 많은 이웃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으므로 사랑의 온도탑을 올리는 데 시·도민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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