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천안지역에 개발보상금으로 수조 원이 풀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막대한 돈이 침체된 지역경제에 생산적 선순환 구조로 안착 될 수 있도록 지역공동체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천안헤르메카개발㈜은 천안시 업성동 일원에 들어설 국제비즈니스파크 사업지 300만㎡에 대한 감정평가를 끝내고 이르면 오는 5월 계약금 지급을 시작으로 본격 보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헤르메카는 총 보상가 규모를 2조 원 안팎으로 보고 있으며, 자금확보와 보상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연말까지 모든 보상을 끝낼 계획이다.

대한주택공사는 아산 신도시 2단계 1762만㎡ 가운데 천안권 토지 183만㎡에 대한 감정평가를 마무리했으며 이달 중순 본격적인 보상에 들어가 늦어도 상반기에는 모두 끝낸다는 계획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이 지역 총보상가 규모를 1조 3000억 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토지주들은 주공에 1조 8000억 원 규모의 보상가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총 보상가 2700억 원 규모의 3산업단지 확장사업이 이달 말 감정평가에 들어가 내달 보상에 들어가고, 400억 원 규모의 5산업단지(수신면) 잔여토지 보상도 상반기에 완료될 예정이다.

계획대로 보상이 진행될 경우 천안에는 올 상반기에만 2조 원, 연말까지 4조 원대의 엄청난 돈이 한꺼번에 쏟아질 전망이다.

이처럼 '돈 홍수’가 예상되는 까닭에 지역경제계는 침체된 경기 상승을 기대하며 잔뜩 부풀어 있다.

금융계와 외식·유통·관광·유흥업계는 경기회복의 절호의 기회로 삼기 위해 토지주들에 대한 정보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보상 지급시기 등 향후 개발일정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막대한 보상금이 건전한 재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외지 투기자금으로 빠져나가거나 도박 등 소비 지향적인 향락산업으로 흐를 때 지역경제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실제로 해당 지역에는 벌써부터 '돈 냄새’를 맡은 부동산, 금융기관, 프랜차이즈 관계사 등 외지인들이 투자정보에 약한 지주들의 돈을 끌어내기 위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심지어 토지주들의 보상금을 노린 '기획부동산’까지 활개를 치고 있어 토지사기 피해도 우려된다.

이에 따라 경제전문가들은 이 보상금이 지역에 재투자와 소비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대안이 모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호서대 김동환 교수(경영학과)는 "4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이 지역에 재투자될 때 천안은 물론 충청권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엄청날 것”이라며 “이 돈이 외지로 유출되지 않고 지역에 선순환 구조로 안착될 수 있도록 빨리 준비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충남발전연구원이나 천안시 정책자문교수단 그리고 대학경제연구소 등이 컨소시엄 형태로 연구진을 구성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정책대안을 만들어 지주들에게 투자정보를 제시하고, 필요하다면 건전한 투자설명회도 알선하는 ‘길라잡이’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천안=전종규 기자 jjg280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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