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함에 따라 앞으로 충북에 어떠한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시종 충북지사를 비롯해 한범덕 청주시장, 이종윤 청원군수 등 민주통합당 소속 자치단체장들이 이끄는 시·군의 주요 정책과 역점사업의 향배가 주목된다. 특히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정치지형 변화도 예상된다.
2010년 6·2지방선거는 민주통합당의 압승이었다. 민주당은 충북지사를 비롯해 청주시장, 충주시장, 청원군수, 진천군수, 증평군수 등 5개 기초단체장을 당선시켰다. 새누리당은 제천시장, 단양군수, 음성군수를 당선시키는데 그쳤고 광역단체장까지 내주는 수모를 겪었다.
지방의회도 민주당 승리로 끝났다. 제9대 충북도의회에 입성한 35명의 도의원 가운데 민주당이 22명으로 과반수를 넘어섰다. 새누리당은 4명으로 지난 8대 도의회에서 90% 이상을 차지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도의회뿐 아니라 청주시의회를 비롯해 일부 지방의회도 민주당이 다수 석을 차지하면서 새누리당이 크게 위축됐다. 전통적으로 지방선거에서 강세를 보였던 새누리당이 크게 패하면서 지역의 정치지형도가 바뀌었다. 여당 소속 정우택 전 도지사에서 야당 도지사 체제로 민선 5기가 시작됐고, 청주와 청원의 단체장과 지방의회까지 야당이 득세하면서 야당강세 지역이 됐다.
두 번의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새누리당은 2010년 7·28 충주 보선에서 윤진식 후보, 2011년 10·26 보선에서 이종배 후보, 4·11총선에서 8석 가운데 5석의 국회의원을 당선시키면서 ‘여대야소’ 지형으로 바꿔놓았다.
그간 충북민심은 집권당에 대한 견제심리가 높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4·11총선과 18대 대선 결과를 놓고 볼때 2014년 지방선거까지는 새누리당 중심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집권여당으로서의 역할과 힘이 이번 대선 승리로 더욱 탄력을 받으면서 지역 국회의원들의 위상 또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 등 차기 선거 정국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입장에선 민선 6기 지방선거라는 대규모 정치수요를 앞두고 당 내부변화, 정계개편과 맞물려 지역 국회의원들의 각개전투가 치열해 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야권이 정권을 창출하지 못함에 따라 현역 중진급 국회의원 등의 정부·청와대 진출이 좌절되면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충북지사와 통합청주시장 등의 내부경쟁이 심화될 가능성도 낳고 있다.
박근혜 당선인이 제시한 충북 공약 대부분이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들이 추진 중인 정책이나 역점사업과 일치하다 보니 차기 정부와의 충돌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당적과 기본적인 정치철학이 다른 만큼 대립각을 세우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예산확보 등 지역발전을 위한 필수적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야당 단체장으로서의 정치력 부재로 이어질 수 있어 차기정부와의 효율적인 공조체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정가의 한 인사는 "박 당선인이 충북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공약한만큼 정부와의 초당적 협력만 유지되면 갈등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