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스튜디오에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열린 3차 TV토론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 ||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16일 마지막 3차 TV 토론을 지켜본 지역 대학교수와 정치권은 대체로 이날 토론이 투표 의지가 있는 부동층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상 첫 일대일 대결로 진행된 토론에서 문 후보는 박 후보에 비해 주제별 각론에서 우위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 반면 박 후보는 문 후보보다 정책이나 공약의 실현 가능성 면에서 나았다는 평이었다. 1~2차 TV 토론 때와 달리 저출산, 교육, 사회안전, 과학기술 등 주제가 다양했던 3차 토론에선 자료 준비 면에서 문 후보가, 공약 실현 가능성은 박 후보가 약간 우세했다는 게 대체적 분위기다.
우선 관심이 높았던 교육 분야에선 두 후보 모두 특목고 폐지 여부로 토론을 시작하다가 전교조 주제로 급격히 넘어갔고, 반값등록금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재원 마련에 대해 언급은 하지 않아 실망스러웠다는 지적이 많았다.
유병로 한밭대 교수는 “1차, 2차 토론과 마찬가지로 말은 문 후보가 더 잘한 것 같다”며 “모든 학생에게 반값등록금을 적용하자는 문 후보 주장은 설득력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기회균등 차원에선 부족함을 보였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이어 “이번 토론만 놓고 보면 5대5 정도로 우열을 점치기 쉽지 않다”며 “문 후보가 교육 현실에 가까웠다면, 박 후보는 선행학습 금지를 특별법으로 만들겠다는 건 매우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육동일 충남대 교수는 “박 후보가 선별적 복지, 문 후보가 보편적 복지를 지향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줬다”며 “공약 실현 가능성은 박 후보가 앞섰지만, 자료 준비 등에선 문 후보가 우세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두 후보 모두 저출산에 대한 정책과 예산 문제에 안타까울 정도로 인식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며 “그나마 박 후보가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사회안전 분야 토론에선 평가가 엇갈렸다.
이명진 고려대 교수는 “문 후보가 최근 사회안전 분야 움직임을 잘 반영해 구체적인 수치를 들며 토론에 나서 박 후보보다 다소 우세했다”고 밝혔다.
김문원 공주대 교수는 “문 후보는 공세적이었지만, 구체성이 부족해 파고들지 못했다”며 “박 후보가 전자발찌나 CCTV 등 인권문제를 언급하며 전문성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후보가 이 분야 토론 도중 국정원 여직원과 새누리당 불법 선거운동 문제 등 정치적 사안에서 맞부딪치면서 ‘수준 이하의 토론’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과학기술 부문에서는 두 후보 간 큰 의견 대립 없이 밋밋했다는 평가다. 이석우 정치평론가는 한 방송에 출연해 “두 후보가 원전에 대해서만 의견이 조금 달랐고 나머지는 차이가 없었다”며 “원전에 대해 문 후보는 설계 수명이 다한 원전은 폐쇄해야 한다는 견해이고, 박 후보는 투명한 절차를 거쳐 검사한 다음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어서 차이에 큰 의미를 두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