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KAIST 총장의 후임자 인선이 내부 대 외부의 대결 구도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17일 KAIST 등에 따르면 이날 현재 총장 후보는 교수협의회(이하 교협)의 추천을 받아 응모한 박성주 교수(경영대학원)와 유진 교수(신소재공학과), 그리고 총장후보발굴위원회에서 발굴한 재미과학자 A씨와 전 포스텍 총장 B씨 등 4명으로 압축됐다.
당초 이번 총장 인선에는 공모에 응모한 6명과 총장후보발굴위원회(이하 발굴위)에서 추천한 6명 등 총 12명이 대상에 올랐다.
이 가운데 발굴위가 추천한 김도연 국가과학기술위원장 등 일부는 현직을 이유로 지원을 하지 않아 최종 3명만 접수했고, 총장후보선임위원회(이하 선임위)는 응모자를 포함해 총 9명을 대상으로 서류심사 등을 진행해 현재 5명이 남은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응모로 도덕성 논란에 휩싸인 신성철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이 스스로 더 이상 이번 인선 절차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사실상 4명만 남게 됐다.
선임위는 이들 4명에 대한 면접을 거쳐 대선이 끝나면 곧 3명의 최종 후보자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총장 인선 구도는 자연스레 내부 인사와 외부 인사의 대결이 되고 있다.
박 교수와 유 교수는 현직 KAIST 교수의 지위와 함께 교협의 추천을 받은 만큼 나름대로 세력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또 재미과학자인 A 후보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에서 대학 총장에 오른 경력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고, B 후보는 포스텍 총장 시절 개혁을 추진해 포스텍이 성장기에서 도약기로 전환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선임위가 4명의 후보 중 누구를 탈락시키고 최종 3명을 선정하느냐에 따라 내부와 외부의 대결 구도도 상반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KAIST 이사회는 내년 1월 중, 늦어도 2월 초에 임시이사회를 열고 최종 3배수에 오른 후보 중 한 명을 선택해 교육과학기술부에 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인선에 개입하지 않을 것임을 여러차례 내비친 서 총장은 내년 2월 22일 졸업식을 마치고 곧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