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회가 관내 법정동 명칭 변경 문제를 놓고 또 다시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종시 행정구역조정위원회(6회·행안부출범준비단), 공청회, 행안부 승인, 조례제정 등의 절차를 거쳐 결정된 1-4생활권 ‘도담동’ 명칭을 명명된지 반년만에 폐기하기로 결정하면서, 집행부와 별도로 행정의 신뢰도를 실추시키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세종시·세종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는 최근 ‘제5회 세종시의회 정례회’ 조례안 및 기타 안건처리에서 13명의 의원이 공동발의한 ‘도담동’을 ‘방축동’으로 바꾸는 내용의 ‘행정동·리의 명칭과 관할구역에 관한 조례(안)’ 등 일부개정 조례안을 투표에 부쳐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상임위를 통과한 조례안은 오는 17일 열리는 ‘제5회 정례회 본회의(제5차)를 통과하면 최종 승인된다.

문제는 시의회가 도담동에 편입된 5개(방축·중촌·고정·갈운·진의리) 마을 원주민 중, 방축동 전환을 주장하는 방축리 일부 주민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타 마을 원주민 간 갈등 요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이 지역은 ‘도담동’으로 인지하고 아파트 분양을 받은 2만 5000여 명(4579세대)의 주민이 입주할 예정이어서, 입주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지역 일각에선 동명칭 변경 문제는 수시로 시 조례로 개정할 수 있는 특성상, 향후 입주민이 공감할 경우 신중한 검토를 거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한 공무원은 “도담동은 5개리가 합해져 하나의 동으로 구성됐다. 방축리 주민들의 주장에만 귀를 기울이는 건 이해할 수 없다. 타 원주민, 입주 예정자들의 의견 수렴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옛 연기군의 역사성만을 갖고 방축동으로 개정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한글 창조도시의 명칭 브랜드화, 타도시와 차별화 등을 위해 순수 우리말로 명명한 ‘도담동’을 ‘방축동’으로 전환하는 건, 시대를 역행하는 무지한 발상이라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방축은 ‘소 와양간 형국’이라는 뜻으로 네모 방(方) 소 축(丑)자를 쓰고 있어, 현재는 그 의미가 퇴색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방축동’은 이미 충남 아산, 인천 계양구에서 사용중인 동명으로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부정적 시각이 뒤따르는 이유다.

반면 도담은 ‘야무지고 탐스럽다’는 순우리말로 한글 창조도시 세종의 이미지에 잘 부합된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시의회 관계자는 “역사성을 고려, 옛 연기군 명칭인 방축동으로 전환하는 것은 그 의미가 충분하다”며 “충분한 논의를 거쳐 지역 전통을 살리면서도 주민들의 의견을 존중할 수 있는 쪽으로 의원들의 뜻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세종=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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