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壬辰年)이 저문다. 또 다른 희망을 품고 2013년 계사년(癸巳年)이 다가온다. 내년엔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다. 대외적으로는 북한을 비롯해 지구촌 곳곳에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눈을 돌려 대전시를 바라보면 도시철도 2호선 건설과 맞물려 대전시내 27㎞를 관통하는 충청권 철도망 구축 예비타당성 조사, 신세계 유니온스퀘어와 롯데 복합테마파크 조성을 위한 실시협약 등 대형 현안사업이 줄지어 있다.

특히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민선5기 들어 잇따라 유치한 HD드라마타운, 효문화진흥원, 시청자미디어센터 등 대형 국책사업도 닻을 올린다.

민선4기 잇단 국책사업 유치 실패로 시민들의 상실감이 극에 달했던 때를 상기하면 대단한 호기다. 시 공직자는 물론, 시민 모두가 합심해 이뤄낸 쾌거이기도 하다.

대전시는 2007년 6월 자기부상열차 실용화사업 시범노선 건설사업(4500억 원), 2008년 12월엔 로봇랜드 사업(2000억), 2009년 8월엔 5조 6000억 원이 투입되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사업 유치에 번번이 실패했다.

따라서 과학벨트(5조 2000억 원), HD드라마타운(885억), 효문화진흥원(260억), 시청자미디어센터(37억 원) 등 민선5기 대전시가 유치한 국책사업은 더욱 소망스런 존재로 여겨진다.

게다가 지난달 대전도시철도 2호선의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소식으로 날개를 달게 됐다.

대전시는 이 같은 여세를 몰아 ‘사람이 모여야, 돈이 돌고, 돈이 돌아야 서민경제의 주름살을 펼 수 있다’는 지극히 당연한 논리를 전제로, 신세계 유니온스퀘어와 롯데 복합테마파크 등 대형 민자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롯데 테마파크 조성사업은 1993년 엑스포를 치른 후, 이제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사업과 맞물려 대전에 새로운 랜드마크를 건설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업이 정상적인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장애물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복병이 지역 이기(利己)다. 이기주의를 뜻하는 '님비(NIMBY)'와 함께 최근 들어 봇물을 이루는 '핌피(PIMFY)'에 발목이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님비는 '내 집 뒷마당은 안된다(Not In My Back Yard)'며 혐오 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거부하는 격렬한 몸짓을 의미한다. 이와 달리, 핌피는 '제발 우리 집 앞마당에 해 달라(Please In My Front Yard)'는 뜻으로, 예컨대 대전도시철도 노선 유치 갈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문제는 일부 몰지각한 구청장의 속내다. '표 되는 일은 우리 지역에, 표 떨어지는 일은 다른 지역에 가야 한다’는 얄팍한 술수에 근거한다. 2006년 12월 이후 6년 만에 어렵사리 통과한 도시철도 2호선 예비타당성 조사 자체를 취소하고, 다시 신청하자니 ‘제 정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대전시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는 것도 아니다. 오직 소외론을 앞세워 적전분열을 일삼고 있으니, 정신상태를 감정하고 싶다는 얘기다.

정부가 광역철도와 도시철도를 비슷한 노선에 건설할 경우 중복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떼거리를 쓰니, 하는 말이다. 자칫 도시철도 2호선은 물론,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의해 추진되는 충청권광역철도망 건설마저 좌초된다면 책임질 것인가. 너나없이 우리 동네로 도시철이 지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대전에 10호선을 건설해도 부족할 판이다.

어느덧 한 해의 끝자락이다. 이제 사금파리 깨지는 소리는 그만두자. 그리고 계사년을 맞기 전에 제발 철 좀 들자. 저만 잘난 것처럼 깨춤을 추려는 위선의 탈이 벗겨지기 전에.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