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폭설이 내리면 운전자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제설작업의 필요성에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이에 투입되는 염화칼슘이 차체 부식을 촉진하는 탓에 마냥 반길 수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중고차 가격에 직결되는 차체 부식은 운전자에게 상당한 손해를 줄 수 있어 매년 이맘때마다 운전자들의 고뇌는 커져만 간다.
12일 청주지역 자동차 코팅업체 등에 따르면 이달들어 자동차 코팅과 관련한 운전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으며, 전화상담만도 하루 20건에 달한다. 미끄러운 빙판길에 염화칼슘으로 인한 차량부식까지 걱정하는 운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청주의 경우 지난 5일부터 3일동안 쏟아진 눈 폭탄에 시내가 온통 흰눈으로 덮이면서 제설을 위한 염화칼슘도 도로 곳곳에 뿌려졌다.
염화칼슘은 차량에 미세한 흠집이라도 나 있으면 코팅이 벗겨진 틈으로 들어와 부식 진행이 더 빨라진다. 제설작업이 이뤄진 도로를 주행했다면 부식이 되기 전에 신속히 세차해야 한다.
가장 효과적으로 염화칼슘을 제거하는 방법은 전문세차장을 찾아 고압세차를 받는 것이다. 염화칼슘은 주로 도로의 눈과 섞여 차량 밑바닥이나 휠의 구석구석에 달라붙기 때문에 자동세차나 손세차로 씻어내는데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전문 세차를 받기 힘든 상황이라면 시중에 판매되는 염분제거제 등을 통해 차량 외관 및 흠집이 난 부분을 응급조치할 수도 있다.
직접 염화칼슘을 제거할 때는 하얀 밀가루 같은 반점이 보이는 곳을 우선 닦아줘야 한다.
특히 타이어휠이나 소음기 주변에 염화칼슘이 침투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집중적으로 세척하면 된다. 차량 실내에도 염화칼슘이 들어올 수 있어 눈길을 주행했다면 진공청소를 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탑승자들의 신발에 붙은 염화칼슘은 실내에서 하얀가루로 건조되는데 이를 들이마시면 호흡기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눈이 오는 날에는 바닥 매트 위에 신문지 등을 깔아둬 염화칼슘이 매트에 달라붙지 않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청주 우암동 차량코팅 업체 한 관계자는 “올 겨울 유난히 폭설이 잦을 것이란 기상전망때문인지 상담문의가 늘고 있다”면서 “또 최근에는 외관 코팅뿐아니라 염화칼슘으로부터 자동차를 보호할 수 있는 ‘언더코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