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첫 번째 자율휴무에 들어간 12일 대전 서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마트를 찾은 고객에게 휴무일임을 안내하고 있다. 허만진 기자 hmj1985@cctoday.co.kr  
 

12일 대전지역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일제히 자율휴무에 동참했지만 중소상인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기만 하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평일 휴무가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는 시큰둥한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골목상권과의 상생보다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며 평가 절하했다.

실제 이날 대전지역 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14곳과 롯데슈퍼, GS슈퍼마켓,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에브리데이리테일 등 기업형슈퍼마켓(SSM) 36곳이 이날 자율휴무를 실시했다.

지역 내 대형마트와 SSM은 이날 출입문과 주차장 입구 등에 “중소상인과의 상생협력을 위해 매월 둘째, 넷째 수요일 자율휴무를 실시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걸고 문을 닫았다.

대형마트들은 지난 3일 대형유통업체들이 자율휴무 시행 발표 이후 점포 내부 등에 매월 2회 수요일 휴무 내용을 알린 탓에 헛걸음한 소비자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당초 자율휴무에 동참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던 코스트코 대전점이 이날 문을 닫으면서 휴무 소식을 몰랐던 소비자들이 몰려 다소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자율휴무 동참과 관련해 코스트코 관계자는 “지역 소상공인과 상생·협력하자는 본사 방침에 따라 자율휴무에 동참하기로 했다”며 “2~3일전 회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휴무 소식을 알렸고 매월 2, 4주 수요일 지속적인 자율휴무를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유통업체들이 중소상인과 상생을 내세우며 이날 자율휴무에 나섰지만 정작 상생의 당사자인 전통시장 상인들은 별반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오히려 전통시장은 추워진 날씨에 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크게 줄어 한산한 모습이었다.

서구의 한 시장 상인은 “한 달에 두 번 쉰다고 소비자들이 얼마나 시장으로 돌아올지 모르고 휴일이 아닌 평일에 쉬는 것이 무슨 효과가 있겠냐”고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중구의 한 시장상인회장은 “대형마트 측에서 자율휴무에 대해 미리 알리거나 홍보를 했다면 시장 자체적으로 할인행사를 준비했을 텐데 전혀 몰라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 이번 자율휴무를 놓고 중소상인들의 비난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은 이날 논평을 통해 “자율휴무는 유통법 개정안을 막아내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고 골목상권과 상생하려는 진정성이 결여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매출이 가장 적은 수요일을 휴무로 지정한 것은 물론 그동안 헌법소원과 행정소송에 대한 반성과 철회는 없고 골목상권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자율휴무를 발표한 점 등을 지적했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 관계자는 “중소상인과 상생협력을 도모하고 일방적인 규제보다 자율적으로 상생에 나서겠다는 의미”라며 “이를 계기로 중소상인들에게 마케팅 기법이나 판매기술 전수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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