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덕특구 내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 소속 연구원들의 무더기 구속되면서 출연연이 술렁이고 있다. 출연연 종사자들은 이날 대전지검의 수사 결과 발표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더 이상 동일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익명을 요구한 모 연구기관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출연연 운영 시스템이 투명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 발생한 것은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탄했다. 특히 이번에 구속 또는 불구속 입건된 연구원들의 행태에 비난을 퍼붓는 모습도 보였다.
모 출연연 관계자는 “거의 대부분의 연구원들은 수순한 마음으로 자신이 맡은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며 “좋은 대학을 나오고 박사학위까지 받아 연구에 종사하면서 나름 충분히 잘 살 수 있는데, 구태여 이렇게까지 비리를 저질렀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또 일부 연구원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국민들에게 출연연 전체가 자칫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될까 우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다른 출연연 관계자는 “극히 일부의 불미스런 사건으로 출연연 전체가 도덕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비춰지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며 “규정에 맞춰 국가 미래를 위한 연구를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는 대부분 연구원들의 노력이 이번 사건으로 묻힐까 두렵다”고 걱정스런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시스템의 개선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기관 종사자는 “잘못된 것이 있으면 당연히 고쳐야 하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정이 되길 바란다”며 “오늘의 사태는 출연연 시스템이 자정 능력이 없어 외부의 힘으로 고쳐나가는 과정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현재 출연연이 처한 특수한 연구과제 수행 상황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과학계 인사는 “검찰이 PBS 등 현재 출연연 소속 연구원들의 업무 수행 과정과 현실을 제대로 알고 진행을 했으면 좋겠다”며 “실제 과거 검찰 수사가 결국 무혐의로 결론난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