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폭설과 매서운 한파가 지속되면서 업종 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야외 활동이 주를 이루는 업종은 뚝 끊긴 손님에 울상인 반면 복합 쇼핑몰이나 찜질방 등 한 공간에서 쇼핑·레저가 가능한 실내 업종의 경우 호황을 누리고 있다.
11일 청주기상대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내린 폭설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한파가 기승을 부리며 9일 아침 최저기온은 괴산이 가장 낮은 -19.5도, 제천 -18.1도, 충주 -16.8도를 기록하는 등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이는 평년 12월 평균 최저기온(-2.8)도 보다 15도 이상 낮은 것으로, 충주와 서산(-11.6), 부여(-15.0) 등지에서 12월 초순 최저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청주기상대는 이번 주 초부터는 기온이 점차 올라 주 후반에는 평년 수준의 추위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했다.
매서운 날씨에 찜질방과 차량 정비업소 등은 몰려드는 손님에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지만, 셀프세차장이나 실외골프연습장은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며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다.
청주지역 한 찜질방의 경우 주말은 물론 평소 사람이 적은 평일까지 발길이 이어져 지난해보다 1.5배 가량 손님이 늘었다. 매년 이맘때쯤 기온이 급감하면서 손님이 늘어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올 겨울은 그 시기가 더욱 앞당겨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급격히 떨어진 기온과 폭설로 자동차 고장도 빈번해 지면서 관련 정비업계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청주 흥덕구 봉명동 한 정비업소는 하루 평균 40~50대의 차량이 입고됐지만, 5일 폭설이 내린 이후 이어진 한파 탓에 방문차량이 적게는 20~30대까지 늘었다.
입고차량들 대부분은 배터리 방전이나 동파로 인한 연료개통 수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쌀쌀한 날씨에 쇼핑부터 문화생활까지 한 공간에서 해결이 가능한 복합 쇼핑몰 단지들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특히 한파를 겨냥한 세일행사를 전략적으로 매칭시킨 백화점들의 경우 대부분 업체가 전체 점포 기준 두 자릿 수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한파의 영향으로 패딩, 머플러, 장갑 등 패션 상품군 판매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백화점은 12월 송년세일 기간 지난해 겨울 세일보다 기존점 기준 6.2%, 전국 14개 점포 기준 10.3%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반면 셀프세차장은 연일 맹추위에 수도관과 세차기계 등이 얼어 문을 닫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지속적인 내장객 감소 등으로 경영이 악화된 도내 35곳의 골프장은 때이른 폭설이 야속하기만 하다. 매년 12월에는 영업이 가능했으나 올해는 일찌감치 많은 눈이 내려 아예 휴장을 해 하루 수백만~수천만원을 손해보고 있다고 울상이다.
청주 성안길에 위치한 길거리 로드샵도 확 줄어든 사람들로 매출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강추위에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평년 수준의 60%정도 매출에 머물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청주 성안길의 한 로드샵 점주는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에 밀려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때 이른 한파가 원망스럽기만 하다"며 "올 겨울을 어떻게 나야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