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 장기화로 관련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매매거래가 실종된 부동산 중개업소는 운영난에 허덕이고 있고, 이사업체는 일이 없어 ‘공치는 날’이 늘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우선 올 들어 매매거래가 실종되면서 부동산중개업소의 운영난이 가중돼 신규 등록된 공인중개사 수만큼의 폐·휴업 공인중개사가 발생했다.
10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전지부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450명의 신규 공인중개사가 등록한 반면 407명이 폐업하고 50명이 휴업을 한 상태다.
대전지역 공인중개사 수는 지난해와 비교할 때 9명이 늘어난 상황이지만 이 수치가 부동산시장에 대한 기대감과는 무관하다는 것이 협회의 설명이다. 대전시 서구 둔산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급매물이나 전세를 제외하고 일반적인 매매거래가 멈춘 가운데 대부분의 부동산 중개업소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사장 밑에 1~2명의 인력을 뒀던 업소들이 지금은 사장 혼자 운영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을 봐도 부동산 중개업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이사전문업체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눈에 띄게 줄어든 이사수요로 인해 지난달부터는 일이 없는 날이 더 많을 정도로 운영이 어렵다는 하소연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한 이사업체 관계자는 “올 들어 워낙 대전에 입주수요가 없었고, 매매거래도 없었던 데다 전세도 재계약이 대부분 이뤄지는 추세다보니 이사업체들의 매출이 반토막이 나고 있다”며 “지난달 한달동안 이사가 10건 정도밖에 없어 직원 월급도 주기 어려울 정도의 상태”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같은 부동산 침체가 언제쯤 풀릴 지 기약이 없다보니 내년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 않다는 점이다. 부동산 관련업계는 경색된 시장상황이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풀릴 것으로 전망하며 긴축 운영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대선이 눈앞임에도 이렇다 할 부동산 정책이 없고, 워낙 국내외 경기가 위축돼 있다보니 부동산 시장 회복이 언제쯤 올 지 기대감도 없는 상황”이라며 “주택 소유주들은 집값 상승만 기다리고 있고, 수요자들은 집값 하락을 기대하고 있어 매매거래 실종 상황이 예상보다 더 오래 갈 것으로 관측돼 업계의 걱정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이사업체 관계자 역시 “대기업이나 중견업체들은 관공서 이전 등 각종 호재로 일거리가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대부분의 영세 업체들은 올 하반기부터 이사 수요가 거의 없어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며 “내년 하반기까지만 버티면 부동산 시장이 다소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그때까지 회사가 버틸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