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제 18대 대선후보들의 경제 분야 2차 TV토론이 10일 밤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려 새누리당 박근혜, 통합진보당 이정희, 민주통합당 문재인(왼쪽부터) 후보가 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
10일 열린 대선 후보자 합동토론회 2차 TV 토론의 가장 큰 화두는 ‘경제민주화’와 '일자리 창출'이었다.
하지만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가 내놓은 경제민주화는 온도 차를 보였다.
박 후보는 재벌 개혁보다는 불공정 거래를 없애자는 쪽에 무게를 실었고, 문 후보는 재벌 개혁을 통한 경제정의 실현에 의지를 보였다. 이 후보는 대기업 해체와 박 후보를 견제하는 데 토론 초점을 맞췄다.
먼저 박 후보는 '준비된 대통령', '민생 대통령' 콘셉트로 토론에 임했다. '보수 1 대 진보 2'의 수적 열세에서 정책·비전을 강조하는 데 주력하며 세계 경제 위기 속에 확실한 지도력의 필요성을 부각했다.
박 후보는 기조연설에서 “급변하는 국내외에 도전을 이겨내고 도약하기 위해 국민의 마음과 에너지를 모으고 책임 있는 지도력이 필요하다”며 “시급한 국민 민생을 살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어 “무너진 중산층 비율을 70%로 끌어올리고, 중산층 재건 프로젝트를 즉각 실천에 옮기겠다”며 “중산층 복원을 정책의 제1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가 제시한 경제민주화 3대 원칙은 △경제적 약자 돕기 △공감대가 미흡한 정책 단계적 접근 △대기업의 장점 살리되 잘 못된 점 규제 등이다.
박 후보는 '창조경제론'을 통한 '일자리 공약'도 제시했다. 박 후보는 창조경제론에 대해 “상상력, 창의력, 과학기술에 접목한 새로운 경제발전 패러다임”이라고 밝혔다.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체질을 바꾸고, 경제성장률보다는 고용률을 지향하며,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추구하자는 취지이다.
문 후보는 박 후보와 경쟁할 '1 대 1 후보'로서의 안정감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는데 방점을 찍었다.
특히 1차 토론 당시 이정희 후보와 ‘진보’ 성향으로 함께 묶였다는 지적이 나온 것을 의식한 탓에 2차 토론에선 이 후보와의 거리 두기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문 후보는 기조연설에서 ‘어머니’의 따듯한 마음과 온기를 강조하며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문 후보는 “따듯한 정부를 만들겠다. 여론조사에서 98%가 계층 상승이 불가능할 것이라 답했다”며 “부도, 신분, 사회적 지위도 대물림되는 국민 절망시대가 됐다”며 “일자리 창출만이 성장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는 경제민주화를 위해서는 재벌개혁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의 경제민주화 정책 핵심은 재벌정책이었다. 박 후보가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선보다 공정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문 후보는 재벌개혁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문 후보는 일자리 만들기 정책과 관련해선 '만나바' 정책을 제시했다. 먼저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법정노동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나’누는 한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양과 질 모두에서 국민에게 호평을 받고 싶다는 의중을 드러낸 대목이다.
이 후보는 대선 토론 120분간 대기업 총수 겨냥과 박 후보 공격에 대부분 시간을 소비했다.
다만 1차 토론에서 박 후보에게 맹공을 퍼부었던 투사적 이미지를 벗고 2차 토론회에선 비교적 부드러워진 모습을 강조하려는 노력이 역력했다.
이 후보는 “이건희, 정몽구 씨를 헌법 위의 제왕이 아닌 법 앞에 평등한 보통 국민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경제민주화"라고 주장하며 대기업 겨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위에 헌법이 있고, 헌법 위에 이건희·정몽구가 있다"며 "편법과 로비로 청와대, 법원까지 쥐고 흔드는 그들이 헌법 위에서 웃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