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시작이죠. 다른 이주여성들도 꼭 자격증을 취득했으면 좋겠어요. 이제 자격증도 취득했으니까 열심히 일 해 나중에 제 가게를 여는 게 꿈이에요.”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이주여성이 미용사 자격증을 취득,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인물은 대전시 서구 괴정동에 사는 김엘레나(34·사진) 씨.

김 씨는 최근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국가기술자격증 미용사 시험에 당당히 합격, 주위 이주여성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2001년 국제결혼을 통해 입국한 김 씨는 넉넉지 못한 가정살림으로 인해 직업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에 2007년 9월부터 석 달 동안 대전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 실시하는 미용사 직업교육을 받게 됐다.

당초 교육은 김 씨를 비롯한 이주여성 8명과 함께했지만 모두 한국어로 된 필기시험 앞에서 포기해 버리고 결국 김 씨만 시험에 응시,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하지만 김 씨가 미용사 자격을 취득하는 과정이 그리 쉬웠던 것은 아니다. 김 씨도 연거푸 4번이나 필기시험에 떨어졌고 실기시험은 무려 8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특히 필기시험에서 계속 떨어졌을 때는 김 씨는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자신을 가르쳤던 박기덕(50) 원장의 격려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대전시 중구 산성동에서 미장원을 운영하는 박 원장은 자원봉사로 이주여성들에게 개인 미용교습을 해주는 한편 시험에서 떨어질 때마다 포기하지 말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박 원장은 “많은 결혼이주여성들이 미용사 자격사 시험을 치르면서 언어 때문에 많이 포기해 매우 안타까웠어요. 그녀들도 자격증을 취득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한편 대전이주여성인권센터는 지역에 거주하는 이주여성 2500여 명에게 각종 교육을 비롯해 무료 진료, 법률상담, 문화체험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성우 기자 scorpius75@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