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전시티즌이 신임 감독 선임과정에서 보여 준 일방적 행태로 인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시민구단으로서 강조돼야 할 시민의 여론 수렴이나 절차적 민주주의도 생략한 채 사장과 몇몇 이사들에 의해 감독 선임권이 남발됐고, 이를 문제 삼는 팬들의 의견조차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대전시, 대전시티즌 등에 따르면 시티즌의 공식 서포터스연합인 퍼플크루 회원들과 시민들은 신임 감독 선임과 관련 절차상 하자를 문제 삼으며, 연일 구단을 비난하고 있다.

이들은 "신임 감독에 대한 불만보다는 그 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내포돼 있다. 시티즌은 정식이사회 및 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둔 지난달 30일 유상철 전 감독의 계약만료와 함께 신임 감독의 내정 사실을 중앙언론에 먼저 알렸다"면서 "K리그 최초의 시민구단이라는 명성과 달리 시민도 모르고, 심지어 지방언론도 모른 채 감독을 내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들의 소중한 세금과 사랑으로 성장한 대전시티즌이 사장과 이사 몇몇 의견만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게 될 경우 그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구단주인 염홍철 대전시장도 신임 감독 선임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시 한 관계자는 "대전시티즌이 후임 감독과 관련 몇몇 인사를 거론한 것은 알고 있지만 최종 인사는 지난달 30일 언론에 보도되고 나서야 알게 됐다"면서 "구단주도 모르게 후임 감독을 내정한 채 언론에 발표한 것은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과정에서 구단주인 시장도 격노했고, 이를 구단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티즌 내부에서도 소통부재를 문제 삼으며, 현 사장과 이사회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시티즌의 한 내부 관계자는 "당초 이달 1일 정기 이사회에서 후임 감독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었지만 하루 전날인 지난달 30일 중앙언론에 신임 감독의 내정 사실이 공개됐다. 이는 현 사장과 몇몇 이사들의 동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원래 신임 감독을 선정하기 위해서는 이사회를 중심으로 감독선발위원회가 구성돼야 하지만 이번에는 이 절차마저 생략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시티즌 측은 "이번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상 일부 문제가 없지는 않았지만 이사회의 동의를 얻었고, 사안이 워낙 긴박했던 만큼 이해해 달라"고 해명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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